-나루히토 일왕 첫 日패전일 행사 참석

-아베 “일본은 평화 중시하며 한길 걸어왔다”

-야스쿠니 신사참배 대신 공물 보내

일왕 “깊은 반성”…아베 ‘반성·책임’ 언급 없어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15일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는 '닛폰부도칸'에서 태평양전쟁 종전 74주년 기념행사로 일본 정부가 주최한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 기념사를 읽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나루히토 일왕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태평양전쟁 종전일을 맞아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반성이나 책임 등 언급이 없었다.

지난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도쿄도의 닛폰부도칸 전국전몰자추도식 행사에 참가, 기념사를 통해 "전몰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을 맞았다"며 "소중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과 유족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을 새롭게 느낀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종전일인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사망한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은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간절히 원한다"며 세계 평화와 일본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했다. 특히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반성'이나 일제 침략전쟁으로 큰 고통을 겪은 아시아 주변국들에 대한 책임을 시사하는 언급은 일절 하지 않으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조국의 장래를 걱정해 전쟁터에서 숨진 사람들' 등이란 표현을 쓰며 "무참히 희생된 분들"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서 한길을 걸어왔다"며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고 교토통신이 보도했다.

교토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다마구시’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총리가 패전일에 이 공물을 보낸 것은 2012년 12월 2차 집권 후 7년 연속이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재직 중이던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후에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일본의 종전기념일과 봄과 가을의 춘·추계 예대제에 공물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