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 포기하고 입각…이례적 정치적 승부수 - 박영선 법무부, 우상호 문체부…송영길, 이인영 등도 거론 - 의원은 청문회 무사 통과, 청문회 정국 부담됐나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총선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의원 입각설 관련 하마평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시기에 입각하면 불출마를 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을 받을 수 있음에도 카드로 고려되는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류를 ‘의원불패 신화’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한다. 의원불패 신화는 국회의원 출신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다는 징크스를 말한다. 인사검증 절차에서 드러난 비위가 청와대의 인사실패 책임론으로 직결되는 청문회 정국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카드라는 이야기다.
14일 정치권에서 현재까지 거론되는 현역 의원들의 이름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ㆍ우상호ㆍ송영길ㆍ이인영 의원 등으로 4명 정도다. 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과 이 의원은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다.
교체될 인원이 8명가량으로 전망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입각 카드로 고려되거나 거론되는 것이다. 특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민주당 의원 출신 장관 등 상당수 현역 장관들은 역으로 총선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양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 현역이 출마를 포기하고 장관 자리로 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인데, 청문회 정국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뱃지’를 두고 가는 것인데, 이건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유은혜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국회 동의를 못 받기 전까지 현역 국회의원 장관 후보자는 무리 없이 청문회 정국을 비켜갔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유 장관까지 6명의 국무위원이 야당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임명됐지만, 이중 현역 국회의원은 유 부총리가 유일하다.
정치권에서는 현직 국회의원은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한번 자질이 검증되기 때문에 인사 청문회 절차를 통과하기 쉽다고 인식한다. 또 현직 국회의원은 결국 동료이기 때문에 검증의 칼날이 무뎌지는 경향도 있다.
김부겸 장관, 김현미 장관, 김영춘 장관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 현직 국회의원 출신 장관은 모두 인사청문 절차를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