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태국 국왕의 누나 미국인과 결혼, 왕족 신분 포기 탁신 전 총리와 가까워

우본랏타나 태국 공주, 총리직 도전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우본랏타나 라자칸야(67) 공주가 다음달 열리는 태국 총선에서 총리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8일 외신들은 우본랏타나 공주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연관된 타이락사차트 당의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고 전했다. 왕실 고위 인사가 총선에 도전한 것은 처음이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2016년 서거 이후에도 태국 국민의 존경을 받는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네 자녀 중 장녀이자,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현 국왕의 누나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유학 중 만난 미국인 피터 젠슨과 1972년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했다. MIT에서 이학사를 취득한 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공중보건 석사학위를 받았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결혼 이후 26년간 미국에서 살다가 1998년 젠슨과 이혼한 뒤 태국으로 돌아왔다. 슬하에 세 명의 자식을 뒀지만, 아들 한 명은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당시 2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왕실로부터 공주 칭호를 받았다.

태국 문화부에 따르면 우본랏타나 공주는 4곳의 비영리재단을 이끌면서 마약 방지 캠페인, 자폐증 환자들과 빈민들에 대한 지원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왕실의 다른 형제자매들과 달리 영화 제작 일을 하며 태국의 주류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태국 영화산업 대사 자격으로 칸영화제 등에도 참석했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열렬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로도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한편 탁신계 정당 후보로 총리에 도전하면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의 관계도 눈길을 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본랏타나 공주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를 떠도는 탁신 전 총리와, 탁신의 여동생이자 2014년 쿠데타로 실각해 해외 도피 중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함께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관람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