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모 부대, 방문한 국회의원에 철수 GP 철조망 기념품 증정 -국방부 ‘GP 잔해물 보존하고 훼손 말라’는 공문 하달 뒤 벌어져 -육군 최정예전투원 선발, 군 장성 감축 등에서 잇따른 헛발질

헛발질 거듭하는 육군…이번엔 GP 철조망 잘라 여당 의원들에 선물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총 62만명 전후의 우리 군 병력 중 절대 대다수(50만여명)를 차지하는 육군에서 헛발질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육군 최전방 부대가 남북 군사합의에 의해 시범 철수한 GP(감시초소) 잔해물 일부를 국회의원 선물 재료로 활용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6일 군 당국에 따르면, 강원도 소재 한 최전방 사단 A 부대는 지난 18일 최전방 접경 지역을 찾은 국회의원 7명 등 총 9명에게 GP 철조망을 잘라 만든 기념품을 액자에 담에 선물로 증정했다.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펴본다는 취지의 ‘청책(聽策)투어’에 나선 의원들은 남북이 합의해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키고 완전 파괴한 10개의 시범철수 GP 중 한 곳을 돌아봤다. 해당 GP는 북측 GP와 불과 900m 떨어진 곳으로,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북이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 대치하던 남북 간 군사 대립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남북 합의에 따라 지난달 26일 완전 파괴됐다.

국방부는 지난 4일 GP 시범철수 관련 부대에 ‘철수 GP의 잔해물 처리 지침’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서 국방부는 시범철수 GP 10개 잔해물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고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GP 잔해물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관련 부처와 GP 잔해물 처리 대책반(TF)를 꾸려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A 부대는 국방부의 관련 공문 전달 이후에도 GP 철수 및 파괴 때 발생한 잔해 철조망을 일부 잘라 기념품을 만들었다. 이 기념품은 부대를 방문한 외부 인사들에게 선물로 건네졌다.

육군 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앞으로는 철조망 등 GP 잔해물로 기념품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올들어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2.0’의 장성 수 감축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군사력을 운용하는 미군과 비교해도 한국군의 장성 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군 1인당 병사 수 비율’을 따지면 미군 장성 수에 비해 그렇게 많은 게 아니라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다시 모병 기반의 미국 직업군인제와 징병 기반의 한국 의무병제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또 다른 반박을 불렀다.

육군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최정예전투원 300명 선발 행사(300 워리어)도 구설수에 올랐다.

육군 측이 ‘300 워리어’의 300이라는 숫자가 고대 그리스 스파르타군을 다룬 영화 ‘300’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설명해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육군 측은 이후 영화 ‘300’과 육군이 대체 무슨 관계냐는 질문에 “땅에서 싸운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육군은 선발된 ‘300 워리어’에게 고구려 개마무사 휘장을 증정해 ‘스파르타군 300에서 착안해서 선발한 300명에게 왜 고구려 무사 휘장을 주느냐’는 의문을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