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ㆍ사진작가 등 범위 확대 - 한정판 개념으로 소장가치 높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패션업계가 아티스트와 손을 잡고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단순히 기존에 있던 예술작품에 제품을 그대로 넣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 브랜드의 새로운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업계가 기존 다른 패션 브랜드나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에서 탈피, 화가ㆍ사진작가 등 아티스트로 협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아티스트의 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제품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아티스트의 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한정판의 개념도 있어 소장가치를 높일 수 있다.

패션업계, 예술과 뜨거운 입맞춤

LF의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는 현대 사진의 거장 토드 셀비와 협업해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였다. 토드 셀비는 개인의 공간을 창의적으로 재조명해내는 독보적인 감각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이번 아티스트 에디션은 토드 셀비 특유의 감각으로 브랜드가 지닌 영국 감성을 독창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LF의 질스튜어트뉴욕도 유명 팝아트 일러스트레이터 안젤리카 힉스와 협업에 나섰다. 안젤리카 힉스는 팝 컬쳐를 위트있게 표현하는 유망 일러스트레이터다.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언어유희로 녹여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수채화법 기술로 유명하다.

LF 관계자는 “티셔츠는 보통 캐주얼브랜드의 주력 상품군이지만 한정판으로 소장가치가 높은 협업제품의 경우는 컨템포러리 브랜드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패션업계, 예술과 뜨거운 입맞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의 여성캐주얼 브랜드 SJSJ는 16일부터 영국 유명 화가로 구찌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 비주얼 공동 작업으로 화제가 된 ‘길 버튼’과 협업한 선물 패키지 ‘SJSJ x 길버튼’을 선보인다. 이 패키지는 SJSJ가 자체 기획한 그래픽 티셔츠 4개 상품과 길 버튼이 직접 그린 이미지가 담긴 포장박스 4종으로 구성돼 있다. 한섬 관계자는 “티셔츠마다 포장박스 디자인을 다르게 해 선물로서 차별화 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삼성물산의 구호(KUHO)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도형과 한정판 라인인 ‘아티산(Artisan)’을 내놨다. 원피스, 티셔츠, 셔츠 등 의류에는 김도형 디자이너의 폰트를 자수와 프린트로 살려 포인트를 줬고 모자 등 액세서리는 문장과 자수로 디자인했다.

이밖에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과 디자인을 활용한 문화마케팅을 전개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신세계톰보이의 패션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다음달까지 전국 주요 매장에서 사진작가 김강희의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작가가 사는 뉴욕의 일상 사진들과 전 세계를 여행하며 찍은 도시의 이미지를 조합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브랜드와 아티스트의 협업은 이제 매우 대중적인 현상”이라며 “아티스트 협업 제품은 독창적이고 소장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위상도 높일 수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