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3번째 금융감독원장 기업지배구조 혁신의지 강력 불필요한 규제완화도 적극적 야당 “사외이사 경력 살필것” [헤럴드경제=홍성원ㆍ도현정ㆍ문영규 기자]“금융개혁, 조금 더 혁신적이었으면 한다.”(1월 금융행정혁신위 활동 소회)

“개혁으로 가야한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하겠나. 지금이 아니면 어렵다.”(김기식 전 원장 낙마 직후)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이후 불과 약 8개월 만에 3번째 수장을 맞게 됐다. 새 수장으로 내정된 윤석헌(70) 서울대 객원교수는 대표적인 개혁성향 금융경제학자로 꼽힌다. 금융행정혁신위원장으로 현정부 금융개혁의 밑그림도 그렸다. 금융행정혁신위 활동을 마친 후 소회에서도 금융당국에 거듭 개혁을 주문했다.

[피플&데이터]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 안정성 더한 ‘금융개혁의 적임자’

금감원은 최흥식 전 원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으로, 김기식 전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등의 논란으로 2주 만에 낙마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번 인사는 윤 내정자가 전임 최ㆍ김 전 원장과 달리 정치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2차례의 금감원장 사퇴를 경험한 청와대가 전보다 더욱 철저한 인사검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윤 내정자는 이미 혁신위원장 활동을 통해 ‘금융개혁의 적임자’라는 인식도 강하게 심어줬다. 금융감독체계와 관련해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조했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그는 “(실명제 실시 이전 개설)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및 소득세 부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개설된 비실명계좌도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 인가와 관련해서도 “은산분리 완화에 기대지 말고 납득할 만한 발전방안을 제시하라”고 했다.

그의 혁신의지는 뜨겁다. 지난 1월 혁신위 활동 직후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하는 일이면 (금융위의)사정이 있을지 모르지만 조금 더 혁신적이었으면 한다”며 완성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피플&데이터]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 안정성 더한 ‘금융개혁의 적임자’

금감원 내부개혁도 이끌 전망이다. 금감원의 내부단속과 사기진작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감독기능의 분리, 금감원의 독립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위ㆍ금감원이 함께 도입한 ‘외부인접촉관리규정’과 관련해서도 “금융위와 금감원은 업무 자체가 많이 다른데 이에 해당하는 지침도 상당히 다를 수 있다”며 조직 특성에 맞는 차별적 도입을 언급했다.

혁신론자이지만 규제론자는 아니다. 그는 과거 혁신위에서 금융회사의 과중한 검사부담 완화, 금감원 제재심에 대심제 도입, 행정지도의 제한적 실시 등을 주창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헌 내정자에 대한 인사검증 작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검토는 안된 상황이어서 살펴보려고 한다”며 “금감원장은 중립적이어야 하는데 금융회사 사외이사 경력이 있었던 부분을 보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