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블록체인 솔루션 제공사인 리플의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리플의 블록체인망을 이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로 언제라도 몇 초 만에 완료되는 실시간 송금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리플 CEO “블록체인으로 실시간 해외송금 제공…가상화폐는 아직 통화 아냐”

갈링하우스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리플의 국제 송금 솔루션을 소개했다.

리플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융기관간 지급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엑스커런트(xCurrent)와 엑스래피드(xRapid) 등 두 가지다.

엑스커런트는 한 은행에서 상대방 은행에 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계좌가 이미 확보되어 있을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전에 어느 정도 자금이 예치된 상황에서 한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자금을 이체할 때 실제 화폐를 사용해 송금을 하는 식이다. 기존의 해외송금과 시스템은 같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속도나 중간 과정이 다르다. 기존 해외송금은 중간에 여러 중계은행을 거치기 때문에 수일이나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도 많이 나간다. 스위프트사가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하루 안에 송금이 되는 스위프트 gpi 시스템을 고안했지만, 이 서비스에 가입한 은행들이 일을 먼저 처리해주기로 한 협약에 따른 것이어서 시스템으로 뒷받친 된 서비스는 아니다.

엑스커런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송금이어서 거래 당사 은행이 승인만 하면 바로 분산원장에 거래내역이 찍히고 송금이 완료된다. 은행처럼 문 닫는 시간도 없고, 실시간으로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다.

엑스래피드는 송금을 하려는 상대 국가에 미리 만들어놓은 계좌가 없을 때, 리플의 자체 가상화폐인 XRP를 활용해 송금하는 시스템이다. 한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XRP로 송금을 하면, 상대국에서 XRP를 받아 그 나라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지화로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갈링하우스는 “해외송금이 전에는 수일까지도 걸렸는데 지금은 10초 미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전 세계 나라별로 미리 계좌를 만들어놓고 미리 돈을 예치해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 금융기관에 즉각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리플은 94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전 세계 100여개사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국내 은행 중에서도 우리은행, 신한은행과 해외송금 서비스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리플은 자체 가상화폐로도 유명한 글로벌 블록체인 솔루션 제공사다. 그러나 갈링하우스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가상통화 등 여러 용어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자산’이라는 말로 이를 대체했다.

이에 대해 갈링하우스는 “암호화폐에 대해 통화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을 갖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사먹기도 어렵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안에 있는 분들도 투자는 하지만 이걸(암호화폐)로 실물을 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영원히 통화가 안될 것이라고 얘기하긴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먹겠다면 할 수 있지만 거래 수수료를 떼면 (커피값의) 2배 정도 더 줘야 하고, 거래가 처리되는데 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커피가 다 식는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비슷한 취지에서 그는 “XRP의 가격 전망은 하지 않는다”며 “리플이 바라보는 시선은 XRP라는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잘 커 가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