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소수=카메라 가격’이라는 카메라 시장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도 1300만 화소가 기본이 되고, 똑딱이 콤팩트 카메라도 2020만 화소가 일반적인 시대가 되며, 디지털 카메라 마케팅 수단도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특화 기능이나 디자인에 대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지금까지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어느 업체가 하나의 센서에 더 많은 화소를 집어 넣느냐’는 기술의 경연장이었다. 하지만 화소수는 인화지의 크기를 결정할 뿐,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카메라마다 최고 화질을 선택하고 촬영했을 때 사진크기와 파일크기를 보면 몇 화소인지 알 수 있다. 화소수와 이미지 크기는 200만 화소가 1600×1200, 500만 화소가 2560×1920, 600만 화소가 3032×2008 식이다. 인화도 마찬가지다. 200만 화소는 12.7×17.7cm, 500만 화소는 27.9×35.6cm, 600만 화소는 41×50.8cm 크기에서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600만 화소만으로도 A3 용지 크기 사진을 선명하게 인화할 수 있다. 손바닥만한 인화지가 보통인 일반 사용자에겐 1000만 화소면 충분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화소보다는 색감의 재현능력이나 톤의 표현력와 연관된 이미지 센서가 더 주목받고 있다.
니콘이 올해 출시한 ‘D4s(1623만)’은 전작 ‘D4(1625만)’보다 화소수는 약간 줄이고 대신 고감도 노이즈 처리를 향상시켰다. 최근 출시되는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다. 캐논 EOS Hi가 1800만, 올림푸스 E-M10이 1605만, 소니 알파 NEX-5T가 1610만 등 대부분이 2000만 화소 아래다.
업계의 마케팅 방식도 변했다. 연령별 주요 타깃층을 잡거나, 다양한 기능을 내세우는 형태다. 캐논 Hi는 ‘기본기를 갖춘 최저가 DSLR’이란 점을 강조하며 젊은 세대게 어필하고 있다. 삼성 NX미니는 쉬운 셀프카메라 기능과 콤팩트한 크기,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
‘하정우 카메라’로 알려진 올림푸스 E-M10(1605만 화소)은 1:2 라이브 CMOS, 화질, 촬영 최적화, 렌즈 호환성 등 기능적 장점을 내세운다. 소니의 NEX-5T는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강조한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탑재해 스마트폰을 기기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별도의 망 접속없이 와이파이(WiFi)보다 빠르고 간단하게 전송할 수 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