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찬 바람 부는 계절엔 ‘신맛’ 나는 새콤한 과일들이 인기다. 겨울은 명실상부 귤의 계절이고, 유자는 겨울을 알리는 과일로 꼽힌다. 신맛이 나는 과일들을 겨울에 먹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풍부한 비타민과 구연산이 겨울철 건강 관리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신맛’ 나는 새콤한 과일들을 모아봤다.
1. 유자
유자는 ‘겨울의 전령사’ 쯤으로 불리는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선 유자를 오래 전부터 겨울철 건강식품으로 활용했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선 약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유자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감의 2배, 레몬의 3배, 바나나의 10배나 된다. 때문에 감기예방에 좋다. 또한 해열, 소염, 진해 작용에도 도움이 된다. 옛말엔 동짓날 유자차를 마시며 유자를 띄운 탕에 들어가 목욕을 하면 일년 내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유자의 리모넨 성분은 목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에 좋다. 리모넨 성분은 또한 펙틴 성분과 함께 모세혈관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해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유자 속 헤스페레딘 성분은 뇌혈관 장애 예방과 혈압 조절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자에 풍부한 구연산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음주 후 숙취 해소에도 좋다. 또한 이 성분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을 뿐 아니라 소화액의 분비를 도와 소화를 원활하게 해준다. 구연산이 풍부한 유자를 통해 소화가 촉진돼 소화 불량 개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자는 다른 과일에 비해 칼슘 함량이 높다. 칼슘은 사과보다 10배 이상 함유해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유자를 맛있게 먹기 위해선 차나 청을 담가 먹으면 좋다. 최근엔 샐러드 드레싱이나 식초로도 많이 활용된다. 유자를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상처가 없고 껍질이 단단하며 울퉁불퉁한 것이 좋다. 향과 색이 짙을수록 맛도 좋다.
2. 레몬
레몬은 명실상부 비타민C의 보고로 이름을 날렸다. 비타민C 함량을 설명할 때 레몬은 그 기준이 되곤 한다. 실제로 레몬의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70mg이다. 레몬의 풍부한 비타민C는 항산화제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노화 방지는 물론 상처 치유에도 좋다. 바이러스 세포의 핵산을 공격하고 제거해 면역 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 항염 효과도 있다. 레몬이 면역력을 키워줘 천식, 기관지염을 예방한다.
레몬은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에도 탁월하다. 특히 동맥 정화에 탁월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이 돼 붓기 완화에도 뛰어나다.
신맛이 강하지만 레몬은 의외로 우리 몸을 알칼리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pH 수치를 조절해 변비나 소화불량, 위산 과다 등 소화기 질환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레몬의 구연산이 자연적인 위산을 보충해 음식을 분해하는 것을 돕는다. 레몬은 훌륭한 칼륨 보충제이기도 하다. 레몬으로 만든 주스 반컵에는 125mg의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다.
레몬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은 것은 레몬워터로 만들어 마실 때 체중 감량 효과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레몬에는 가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하다. 펙틴은 포만감을 주고, 식욕을 조절해 과식을 방지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임상생화학영양학술지(Journal of Clinical Biochemistry and Nutri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레몬워터를 12주간 섭취하자 지방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레몬 껍질의 폴리페놀이 이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레몬워터를 만들 때는 껍질째 우려내는 것이 좋다.
레몬은 껍질이 단단하고 매끈하며 끝이 뾰족하지 않고 색이 선명한 것이 좋다.
3. 귤
바야흐로 ‘귤의 계절’이 시작됐다. 귤은 겨울을 대표하는 과일이다. 귤 역시 비타민C의 보고다. 감귤 두 개면 성인의 일일 충족 비타민C 요구량을 채울 수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하니 당연히 감기 예방에 좋다. 또한 귤에도 신맛을 내는 구연산이 풍부하다. 구연산은 물질대사를 촉진해 피로를 풀어주고 피를 맑게 한다.
또한 귤에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하얀 실처럼 생긴 알베도가 혈압 관리에 뛰어나다. 알베도가 혈관을 건강하게 해준다. 귤 속의 헤스페리딘 성분도 혈관 저항력을 증가시켜 고혈압을 예방한다. 페타크립토산틴은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한다. 최근엔 감귤이 두뇌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과 제주대학교가 진행한 공동연구에선 감귤 추출물이 새로운 사물 인지 능력과 공간 인지 능력,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실험 결과 새로운 사물 인지 능력은 감귤 추출물 투여군이 약 50% 정도 향상됐다. 공간 인지능력도 햐요상됐다. 감귤 추출물 투여군은 변경 행동력이 약 28% 정도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감귤이 피부 탄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감귤의 기능성분인 노밀린과 6, 7-디하이드록시 베르가모틴이 피부 개선에 효과가 있다. 감귤 껍질에 들어있는 노밀린(nomilin)은 쓴맛 성분 중 하나로 항비만 효과가 있고, 6, 7-디하이드록시 베르가모틴(6, 7-dihydroxy bergamottin) 성분은 항암 효과를 가지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과 제주대의 실험 결과, 노밀린 성분은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엘라스틴을 분해하는 효소인 엘라스테이제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 콜라겐 생성량을 33%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 7-디하이드록시 베르가모틴 성분은 피부 콜라겐을 29% 늘리고, MMP-1의 생성을 49% 억제했다. 즉 이 성분들이 주름 예방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귤 껍질의 경우 차를 끓여마시거나 깨끗이 말려 목욕물에 담그면 입욕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감귤을 고를 때는 탄력이 있고 껍질에 광택이 나는 것, 껍질과 과육이 잘 밀착돼있으면서도 분리가 잘 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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