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북한병사’ 계기…보건 위기 등 비판
북한 병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을 계기로 북한군의 전반적인 인권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관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총상을 입은 귀순 북한 병사의 몸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최대 27㎝에 이르는 기생충 수십 마리가 나왔다면서 그의 역경이 북한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훅 기획관은 북한을 ‘노예국가’로 규정하고, “북한 정권이 무기 구입과 김 씨 일가의 동상 제조, 평양 엘리트층 뇌물 등에 자금을 집행하면서 군인들조차 끔찍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며 “북한 주민 대다수는 더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해외에 파견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관련해서도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거론하면서 ‘노예 노동자’로 규정하고, “이는 북한 정권의 잔혹함이자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든 외국 정부의 책임”이라며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국가들도 함께 비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핵심 로열층, 일반 중간층, 적대층 등의 성분으로 분류된다면서 “성분에 따라 식량은 물론 주택, 교육, 일자리 등 모든 것에 대한 접근권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주민들을 잔혹하게 대하면서 역내 평화도 위협하고 있다”며 “늦었지만 모든 문명국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함께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전세계에서 가장 경계가 삼엄한 국경에서 경비를 섰던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식량이 지급되는 군대까지 식량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의 인도주의ㆍ보건 위기 문제를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도 북한에서 군 생활을 하다 탈북한 여성의 인터뷰를 전하면서 북한 여군들이 영양실조와 고된 환경 때문에 생리를 하지 못한다는 등의 북한군 인권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도 북한 병사의 귀순 이후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 주민에 구충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