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겨울철새의 본격적인 한반도 이동을 앞두고 몽골, 러시아지역에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번식과 이동 중 중간기착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이 많은 때문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몽골ㆍ러시아 지역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총 11건이 검출된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몽골 수의과학원과 올해 8월 몽골 ‘오넌 발즈(Onon Balj)’ 강 유역의 철새 번식지를 중심으로 황오리, 고니류 등의 분변시료 495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4일 H3N2형 1건, H3N8형 2건 등 총 3건의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0600) 겨울철새 몰려올텐데…러ㆍ몽골서 저병원성 AI 11건 검출

또 러시아 의과학연구소로부터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연해주 지방의 하산(Khasan)호와 아무르(Amur)강 일대의 겨울철새 402마리를 조사한 과정 중에 검출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8건에 대한 정보를 최근 통보받았다. 러시아 의과학연구소는 현재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8건의 유전자형을 분석 중으로 정확한 유전자형은 이달 안에 확인될 예정이다.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약해 조류 가축의 폐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고병원성의 경우 닭이나 칠면조의 경우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나타낼 정도로 치명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고병원성 AI확산으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3400만마리에 달하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에 대비해 몽골, 러시아와 공동연구를 확대해 겨울철새 고병원성 AI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5년부터 ‘국내 야생조류 AI 거동예측 연구’를 건국대학교와 착수해 올해 처음으로 몽골과 공동현지조사를 시작했고, 러시아와도 내년부터 한-러 AI 공동현장조사와 연구결과 공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고병원성 AI는 본격적인 철새도래 시기 이전에 선제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겨울철새는 몽골, 러시아 등을 거쳐서 들어오기 때문에 이들 경유지에 대한 조사와 정보교환을 통해 지속적으로 AI 바이러스를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