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로 체력과 면역력 떨어져 -대상포진, 면역력 떨어질 때 발병 위험 증가 -대상포진 환자의 60% 이상이 50대 이상 -운동으로 체력 보강…백신 접종도 도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50대 주부 박모씨는 얼마 전 등 쪽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반점의 개수가 점점 늘어났고 따갑고 타는 듯한 통증으로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가 됐다. 병원을 찾았더니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박씨는 여름이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의사는 박씨의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다. 이런 무더위에는 평소보다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럴 때 대상포진 발병위험이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위험한 중년 건강 ②]무더위로 면역력 떨어지니 대상포진 공격이…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얼굴뿐만 아니라 팔, 다리 등 전신에 대상포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주요 증상으로는 여러 개의 붉은 반점이 수포로 변하는 것과 심한 통증, 전신의 오한과 발열 현상을 꼽을 수 있다.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환자는 약 64만명으로 조사됐는데 이 중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39만 2500여명으로 약 61%를 차지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전체 환자의 61%로 알려져 대상포진은 박씨와 같은 중년의 여성일수록 걸리기 쉽다.

대상포진은 다른 질병에 비해 유독 통증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증은 따가움, 찌름, 찌릿함, 쑤심, 타는 듯한 통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환자 가운데서도 30세 이하보다는 60세 이상의 노년에게 통증이 심하고 발생 빈도도 높다. 또 발생 부위가 호전된 뒤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포진 후 통증 역시 60세 이상의 환자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대상포진은 전염성이 약하다. 하지만 대상포진 환자로부터 수두가 전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민경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발생 시작 후 7일까지는 물집이나 고름으로 바이러스가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일부 파종대상포진은 공기를 통해서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환자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대상포진은 피부 이외에도 점막과 폐, 간, 뇌와 같은 내부 장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신 교수는 “안구신경에 발병하면 포도막염과 각막염, 결막염, 망막염, 시신경염, 녹내장, 안구돌출, 외안근 마비 등을 동반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귀 신경을 침범해 이명, 안면마비, 귀 통증 등이 전정기관에 나타나면 현기증과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과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충분한 영양 섭취와 수면도 필요하다. 또 예방접종을 실시하면 발생률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신 교수는 “60세 이상의 연령대라면 건강한 어르신이라 하더라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