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 25mㆍ깊이 4m, 올려다보는 이색 경험 - 20~21일 특별 무용 공연 ‘윤슬 사용법’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로 7017’이 20일 개장하는 날 새로운 유형의 공공미술작품이 제막을 걷는다. 서울로 7017 끝 지점과 바로 연결되는 만리동 광장에 설치된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이하 윤슬,강예린 作)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서울시는 ‘윤슬’ 설치를 최근 완료하고, 서울로 7017 개장일 특별 프로그램과 함께 정식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윤슬’은 폭 25m의 대형 광학렌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면에서부터 4m 깊이로 움푹하게 들어간 공간이 있어 관객들이 작품 안으로 들어가 공간을 경험해야 완성이 되는 독특한 형식이다.
천장에는 스테인레스스틸 수퍼미러 재질의 루버를 달아 빛이 내부공간에 투영된다. 윤슬은 햋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로, 작품 ‘윤슬’은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독특한 효과를 낸다.
지면 아래 4m 공간 속으로 들어가 위를 올려다보면 루버 사이로 ‘서울로 7017’과 서울 하늘, 서울의 도시 풍경이 들어온다. 지면과 내부 공간은 2800개의 계단으로 연결돼 있어 노천극장의 분위기도 낸다.
야간에는 루버 아래에 설치된 140개 LED조명이 작품 내부를 밝혀 독특한 야경을 연출할 예정이다.
시는 작품 주변에 유리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문 5곳에 잠금장치를 달아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또 내부 경사면에 안전와이어, 내외부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했다.
개장일에는 ‘윤슬 사용법’이란 제목의 특별 무대가 펼쳐진다. 공영선 안무가와 전문 무용수 9명이 펼치는 무용 공연으로 ‘공공장소에서 할 수 있는 행위와 할 수 없는 행위’를 컨셉으로 한 실험적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공연은 20일 오후7시50분, 21일 오후12시에 시작한다.
시는 이후 윤슬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분기별로 1~3회 가량 사운드아트, 명상프로그램 등을 계획 중이다.
내부 운영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다. 7~8월 집중호우와 폭염기간, 12~2월 동절기에는 안전을 고려해 내부 공간 입장을 제한한다. 시는 하반기 시범 운영해본 뒤 보완해 최종 운영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윤슬’은 작년 7월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의 지명공모를 통해 최종 당선된 작품으로 이후 4개월간 당선작가인 강예린 건축가와 전문가가 설치 위치, 관람 동선, 안전문제 등을 협의해 최종 설계안을 완성했다.
강 작가는 “서울로 7017로 인해 생겨나는 ‘오르고 내리고 올려보고 내려다보는 행위’의 경험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어 시민이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고 경험하며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설계했다”며 “많은 시민들이 새로운 유형의 공공미술 작품을 직접 경험하고 도시와 장소, 그리고 예술에 대한 생각들이 공유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