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전투표 현장…가짜뉴스 주의보는 없다?

“요즘 선거철이라 그런지 하루에 한 건 이상은 카카오톡으로 ‘가짜뉴스’가 올라 옵니다. 태극기 들고 서울시청 앞에 나갔던 지난 겨울이야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내용만 골라 말해주니 마음이 혹했을지 몰라도 선거 땐 대다수 국민들에겐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동사전투표소 앞에서 만난 정현선(52ㆍ여) 씨는 일명 ‘가짜뉴스’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처럼 대답했다. 탄핵 반대집회 국면에서처럼 이성보단 감성이 앞서는 단계에선 믿는대로 보려는 ‘확증 편향’ 현상이 강하지만, 선거국면에 들어서면 토론회에 출연한 후보자 발언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때문에 가짜뉴스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게 정 씨의 생각이다.

투표소에서 만난 전직 ‘태극기 부대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인호(80) 씨도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수단체에서 보내주는 카카오톡 뉴스나 유투브 동영상을 요즘도 보고 있다”면서도 “같이 집회에 나갔던 사람들도 다들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 이것만 봐도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소식들이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못 미치는게 증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느 때와 달리 이번 선거 기간은 유독 짧았지만, 가짜뉴스 등에 현혹되지 않고 소신 투표를 하기 위해 시민들 역시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것과 동시에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일명 ‘깜깜이 선거’ 기간에는 막판 표심 변화를 노린 각종 가짜뉴스들이 난무할 것이란 예측과 동시에 불안감이 감도는 것도 사실이다.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큰 영향력을 미쳤던 지난 겨울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인 안현민(39) 씨는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 여론조사 결과 등의 가짜뉴스가 쏟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이런 시도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왜곡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이 나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엄정 관리에 나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