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비, 역사적으로 늘리겠다” -中, 두자릿수 국방예산 증액설까지 -日 중의원, 사상 최대 방위예산 편성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암살 등으로 한반도 불안정 요소가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들의 국방예산 경쟁이 심상치 않다.

‘힘의 의한 평화’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8년도 회계연도 국방비를 전년 대비 약 10% 증액한 540억달러(약 61조263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역대 최대 국방비 증액 규모로 이 같은 예산안이 확정되면 내년도 미국 국방예산은 6030억달러(684조103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美ㆍ中ㆍ日, 아슬아슬한 국방비 경쟁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27일(현지시간) “역사상 최대 국방비 증액의 하나”라며 “군사 예산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 조치)를 폐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늘어나는 국방예산 대신 대외원조 등 외교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외국원조 예산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국무부 예산이 30%가량 삭감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첫 예산안에 대해 “가장 필요한 현시점에 고갈된 미군을 재건하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역사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자리매김한 중국 역시 국방비를 대폭 증액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2011년 12.7%, 2012년 11.2%, 2013년 10.7%, 2014년 12.2%, 2015년 10.1% 등 매년 국방예산을 두 자릿수 증액했지만 지난해에는 한 자릿수인 7.6% 늘어난 9543억5000만위안(157조8000억원)을 책정했다.

중국은 올해 다시 국방예산 두 자릿수 증액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내 일각에선 군체제 개혁과 감군 계획, 군사력 현대화 구상에 따라 20%대 증액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내달 초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표될 예정인데, 사상 처음으로 1조위안(16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통계가 적지 않은데다 로켓 개발 등은 국방예산이 아닌 과학기술예산에 편성하고 있어 실질적인 국방예산 규모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군사동맹으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도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중의원은 27일 본회의에서 방위예산을 사상 최대인 5조1251억엔(약 51조458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5년 연속 증가했으며 전년 대비 710억엔이 늘어난 수치다. 참의원 예산 심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과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위협 대비를 고려할 때 크게 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대만 등을 둘러싸고 세계 최강대국들이 벌이는 군비경쟁은 한반도 정세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