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씨 비서 주모씨 사망
사실상 핵심증인 사라져
EG회장 박지만(59) 씨 비서 주모(45) 씨의 죽음에 대해 경찰이 2일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이라는 부검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육영재단 분규등 박 대통령 일가의 각종 사건사고에 주 씨가 관련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타살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숨진 주 씨는 박지만 씨가 운영하는 EG에서 18년간 일한 인물이다. 법학을 전공한 주 씨는 전임자인 정용희 비서실장이 회사를 떠난 뒤 각종 송사를 맡아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씨는 지난 2010년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의 박근혜·박지만 명예훼손 사건에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본지가 입수한 신 총재의 재판 기록에서 주 씨는 자신을 “회장을 모시는 (주)EG 기획실의 파트리더”라고 소개했다. 지난 2007년 육영재단 사무국장 오모 씨에게 ‘잘아는 지인인 기관원에게 들었다’며 ‘신동욱 씨가 중국에서 미성년자 성매매와 마약투약을 해 공안에 체포된 적 있다’고 말한 사실도 인정했다. 오 씨는 주 씨가 전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필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검사 결과 신 총재에게는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신 총재는 이 사건이 날조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발표대로 주 씨의 사인을 심근경색이라 볼 여지도 있다. 주 씨의 지인 P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 씨가 이전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해 MRI를 찍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혹이 커지는 이유는 박 대통령의 오촌조카인 박용철·용수 씨 등 그간 박 대통령 일가 관련 석연찮은 죽음이 이어진 탓이다.
박 대통령의 오촌조카인 박용철 씨와 박용수 씨는 지난 2011년 9월 6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촌형인 용수 씨가 용철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자살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은 용철 씨의 사망시점이 석연찮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특검에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본지가 확보한 신 총재의 재판기록을 보면 용철 씨는 사망 전인 지난 2010년 9월 1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07년 11월 조직폭력배와 한센인을 동원해 당시 이사장 박근령 씨를 몰아낸 육영재단 폭력사태에 대해 진술했다. 박 씨는 “정 실장이 청담동 카페에 한센인등을 모아놓고 ‘회장님 뜻이니까 이렇게 하라’고 했다”며 육영재단 폭력사태 배후에 정 실장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는 “정 실장이 ‘박지만 회장님 뜻이다’고 이야기한 것을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며 “핸드폰에 녹음해 놓은 것을 핸드폰을 바꾸면서 캐나다에 가져다 놓았다”고 했다. 그는 정 실장이 2007년 11월 27일 자신에게 통장으로 2000만원을 보낸 점등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그러나 박지만 회장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박 회장 측이 아니라 정 실장이 모든 것을 했고 그에 대해서 정확하게 결론을 못내린 상태”라고 했다.
한편 용철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황선웅 씨의 죽음도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사망한 황 씨를 두고 지인들은 “독극물로 인한 살인, 떡을 먹다 목에 걸려 죽었다”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박 씨의 측근 여럿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망 당일 용철 용수 형제와 정 실장, 육영재단 관계자 H씨, 육영재단 관계자 R씨, 황 씨 등이 술자리에 있었다”며 “황 씨가 당일 운전기사 역할을 하러 술집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언급된 육영재단 관계자 H씨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고도예·김진원 기자/ye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