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경제부총리는 누구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57)은 치밀한 업무처리와 강한 추진력으로 과거 재정경제부 근부 시절 ‘닮고 싶은 선배’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정통 경제관료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6월 농협금융지주회장으로 취임해 리더십을 인정받았으며, 올 3월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돼 유일호 경제팀의 핵심멤버로 금융개혁을 추진해왔다.

금융전반 해박한 지식·경험…일찌감치 경제부총리 물망

임 부총리 내정자는 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 합리적 리더십으로 일찌감치 경제부총리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평가와는 달리 그가 떠안게 된 안팎의 경제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첫째는 침체돼 있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고,둘째는 조선ㆍ해운ㆍ철강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과 노동ㆍ공공ㆍ금융 등의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바꾸는 기초를 다져야한다. 세째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실 등 우리경제의 위험(리스크) 요인들을 관리해야하고, 네째는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경제는 1990년대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 상황을 방불케할 정도로 취약한 상태다. 수출은 지난해 이후 2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민간소비와 기업투자도 꽁꽁 얼어붙어 있다. 정부의 재정확대와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소비진작책으로 겨우 버티는 형국이다.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주변 여건도 심각하다.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브렉시트(Brexit) 등 보호무역주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에 따른 세계 금융불안도 커지고 있다.

새 경제팀은 무엇보다 침체돼 있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제한돼 있다. 정부 재정정책과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정책조화(policy-mix)를 통해 경제살리기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추락한 경제심리를 살리는 게 우선이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고, 수출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한계상황에 직면한 가계부채ㆍ기업부실 등 대내 위험요인과 미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 등 대외위험을 관리하는 것도 시급하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 정치권과 비교적 원만한 소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등 정치적 대응에 긍정 평가가 나온다.

임 내정자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서울대 행정학ㆍ오리건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경부 금융정책과장ㆍ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ㆍ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온화하나 업무에 관한한 소신도 강하다는 평가다. 2009년 11월 청와대에서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회의 도중 ‘부친이 위독하다’는 전갈에도 묵묵히 업무에 매달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일화가 있다.

이해준ㆍ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