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찰, 中조직원 13명 검거 공조

경찰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을 중국 공안과 실시간 공조로 모두 검거했다. 이번 검거를 계기로 기존 수사 방식으로 잡기 어려웠던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중국을 기반으로 지난 4월부터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돈만 가로챈 혐의(사기)로 신모(43) 씨 등 중국조직원 13명을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안모(36) 씨 등 국내에서 인출을 담당한 공범 15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금까지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는 사실상 어려웠다고 알려졌지만, 경찰은 중국 공안과 실시간으로 협조해 중국 내 조직까지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는 여권무효화나 인터폴 적색수배 등의 방법을 사용했지만, 중국 내 조직 검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국내 조직원으로부터 확보한 중국 내 조직을 실시간으로 공안에 공유해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등 국제 범죄에 대해 외국 수사기관과 실시간 정보 공유를 할 방침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 일당은 지난 4월부터 중국 연길시 등에 콜센터를 설치하고 대출상담을 가장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출상담원인 척 연기하며 저금리 행복기금 대출을 권유했다.

정부지원 대출이라는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수수료를 먼저 요구하는 신 씨 일당의 꼬임에 대부분 넘어갔다. 피해자들은 중국 내 조직원이 말한 계좌에 돈을 입금했고, 국내 조직원들이 나서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했다.

이들은 추적이 힘든 중국 내 메신저를 이용해 국내 조직원들과 연락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국내 조직원을 모집할 때도 중국 교포들이 사용하는 구직 사이트를 이용해 추적을 피했다. 일당은 이런 식으로 두 달 사이에 84명으로부터 4억40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러나 국내 조직원을 모집하러 국내로 입국한 중국 조직원이 검거되면서 이들의 범행도 꼬리가 밟혔다. 경찰은 검거된 조직원으로부터 확보한 중국 내 콜센터 위치를 중국 공안에 전달했고, 중국에 거주 중이던 총책 신 씨를 비롯한 일당을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은 중국에서 검거된 한국인 피의자 6명 중 3명을 송환했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송환 절차에 들어갔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