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가 18일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북한 핵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예정보다 2~3년 일찍 구축하기로 하면서 해외 무기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개발한 무기를 전력화하겠다는 방침을 수정해 필요하면 해외무기 수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군은 킬체인(도발원점 선제타격체계),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체계)로 이뤄지는 한국형 3축 체계에 핵심적인 무기 다수를 수입해 조기 전력화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킬체인은 북한군이 미사일 공격 등 특이동향을 보일 때 이를 미리 탐지해 도발 원점을 선제타격하는 체계다.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적 동향을 정밀히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정찰위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정찰위성으로 탐지된 정보를 바탕으로 적 도발 지점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성능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2~3년 당겨지는 한국형 ‘3축’ 수입무기 일색

▶킬체인의 ‘눈’과 ‘손’ 모두 해외수입 또는 해외임대=군은 킬체인 조기 전력화를 위해 이번에 정찰위성 해외 임대를 검토하기로 하고, 올해 실전배치 예정인 유럽산 정밀타격용 유럽산 장거리공대지유도미사일 타우러스를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군은 원래 지난 2014년 6월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킬체인용 정찰위성에 대해 해외 기술을 사들여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2년 뒤인 2016년 4월 열린 방추위에서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부응하고 민군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대부분의 기술을 국산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별 기술적 진전없이 해외 기술을 사오느냐, 국산 기술로 개발하느냐로 2년을 허비한 셈이다.

정부는 정찰위성 국산화 방침을 정한 지 불과 6개월여만인 18일 다시 방향을 일부 수정한 처지가 됐다. 해외 정찰위성을 국산 정찰위성이 개발될 때까지 당분간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군 정찰위성 사업은 1조원을 투입해 오는 2021년 2기를 쏘아올려 전력화하고, 2022년 3기를 추가 전력화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위성 독자 개발 외에 개발 때까지 해외 임대를 병행하기로 하면서 추가 예산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군은 사거리가 500㎞로서 우리 공군 F-15K가 대전 상공에서 발사해 평양 주석궁 김정은 집무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타우러스를 올해 안에 170여발 수입하고, 90여발을 추가 수입할 계획이다.

▶KAMD으 ‘핵심’ 레이더, 요격미사일도 미국산 의존 불가피=한국형 3축 체계의 일환인 KAMD 역시 수입 의존도가 커질 전망이다.

KAMD는 킬체인으로 북한군의 도발 원점 선제타격에 실패해 북한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이를 요격하기 위한 체계다.

고도 15~40㎞의 저고도에서는 한국군과 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사용하고, 그보다 높은 40~150㎞의 고고도에서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내년까지 국내(경북 성주 달마산 롯데스카이힐CC 성주골프장 일대)에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군은 원래 미군의 요격체계와는 별도의 KAMD를 러시아와의 기술제휴를 바탕으로 개발, 우리 군의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패트리엇을 대체할 M-SAM(미사일요격용 중거리공대지유도미사일), 사드를 대체할 L-SAM(미사일요격용 장거리공대지유도미사일)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미사일 방어는 패트리엇과 사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고 있다.

또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궤적을 조기 탐지해 우리 군의 KAMD 대응을 가능케 하는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역시 현재의 2대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번 당정협의회를 통해 추가로 2대를 더 수입해오기로 했다.

킬체인과 KAMD의 핵심전력이 모두 해외 수입품으로 채워지게 되는 셈이다.

▶KMPR 핵심 타격체계도 유럽산 타우러스=KMPR 역시 상황이 킬체인, KAMD와 크게 다르지 않다.

KMPR은 킬체인의 선제타격이 실패하고, KAMD의 요격마저 실패해 북한군의 미사일이 우리 영토를 타격했을 경우 한국군 단독으로 이를 응징하는 전략개념이다.

KMPR이 개시될 경우 우리 군이 북한 타격에 의존하는 무기는 킬체인 선제타격용 타우러스다.

타우러스는 킬체인, KMPR 등 북한 타격에 두루 사용되는 우리 군의 최상의 옵션인 셈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한 순항미사일 현무-3 시리즈가 KMPR에 대거 동원된다.

우리 군 자체 미사일 전력은 사거리 800㎞ 이하는 탄도미사일인 현무-2시리즈, 800㎞ 이상은 순항미사일인 현무-3 시리즈로 크게 분류된다. 2012년 개정된 한미미사일지침에 따라 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800㎞ 이내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순항미사일은 사거리 제한이 없어 현무-3시리즈는 사거리 1000㎞를 넘어간다.

현무-2A는 사거리 300㎞, 현무-2B는 사거리 500㎞이고, 올해 사거리 800㎞의 현무-2C가 개발돼 내년까지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이미 실전배치된 순항미사일 현무-3A, 현무-3B, 현무-3C는 사거리가 각각 500㎞, 1000㎞, 1500㎞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타우러스 수입량을 늘리는 등 타우러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국내 수입이 결정된 타우러스가 올해 처음 국내로 들어오면서 북한 전파교란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군 전용의 GPS(자동항법장치)의 타우러스 장착 허가까지 미군으로부터 얻은 상태여서 타우러스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은 까닭이다.

결국 북핵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전력화 방침에 따라 킬체인, KAMD, KMPR의 핵심 무기는 모두 수입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