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준비금 폭탄에 삼성생명, 1000명 감원說 모락모락 주요 메이저 보험사들도 희망퇴직 소문 '뒤숭숭'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실적악화와 오는 2020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둔 50조 준비금 폭탄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통상 연말께 이뤄지는 구조조정 관련 루머들이 국내 1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에서 나돌기 시작하면서 보험업계에는 겨울이 오기도 전에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보험 구조조정 한파 관련 삼성생명 사옥 사진
삼성생명은 오는 11월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중이다. 감원 규모는 10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오는 11월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 규모가 수백명에 달할 것이란 추측도 나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희망퇴직, 일부는 관계사 혹은 자회사로 흡수될 전망이다. 보험 심사팀 등을 자회사로 이전하고 전국 745개에 달하는 영업소 인력을 줄이는 식의 구조 개선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4년 5월에도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한차례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전직프로그램과 희망퇴직은 근속 15년 이상 직원들에 대해 시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직급과 관계없이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의 배경에 대해서는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인력 구조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5000명이 넘는 인력을 4000명대로 줄이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삼성은 2년 전 직원수를 7분의 1 가량 줄였지만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인력 효율화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상시적인 인력 구조 개선 작업은 있을 수 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시중에 도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고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위험까지 심화하면서 보험업계는 이미 2014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적이 있다.

삼성생명 뿐만 아니라 한화생명은 상반기 300여 명, 하반기 540명 등 2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았고, 교보생명은 5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ING생명도 200명 이상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DGB생명(구 우리아비바생명)은 매각 등과 맞물리며 전체 직원의 30% 가량인 100명 가량을 감원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올들어서도 보험업계의 인력 다이어트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MG손해보험, 알리안츠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 6월 메리츠화재는 ‘대형 점포전략’을 도입해 점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현대해상도 상반기에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꾸준한 구조조정을 이어온 결과 보험업계 임직원 수는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보험업계의 임직원 수는 총 5만9444명으로 2011년 12월 말(5만7861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