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장금상선 선박 전체에 제재 경고

“최근 3개월간 통항 규정 가장 많이 위반”

지난달 원유 1억560만배럴 운송, 전체 37%

소속 유조선 7척 미사일·드론 공격 피해

호르무즈해협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AP]
호르무즈해협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 원유의 37%를 실어 나른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시노코 그룹)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장금상선 소속 유조선들이 이란의 통항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소속 선박 7척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의 추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해협 운항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를 위해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청(PGSA)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장금상선 소속 선박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PGSA는 “시노코 소속 선박들은 지난 3개월간 통항 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했고, 지금까지 최소 7척을 상대로 상응하는 단속 조치가 취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화물 소유주와 이해관계자, 보험업체에 경고한다”며 “11월 1일부터 이 회사 소속 모든 선박에 대해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자체 통항 규정을 적용하며 통제력을 강화해 왔다.

PGSA는 그동안 자국이 정한 통항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선박 명단을 공개하고, 해당 선박들이 향후 해협을 통과할 경우 벌금 부과나 억류, 몰수 등의 제한 조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월 24일 처음으로 제재 대상 선박 45척을 발표한 데 이어 9월에는 77척, 이달에는 122척으로 명단을 확대했다.

장금상선 소속 선박들은 지난 8월 첫 발표 당시부터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장금상선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운사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보텍사와 이쿼시스, 시그널오션 등 해운 정보업체의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장금상선 소유 유조선들은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1억560만배럴을 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전체 원유 2억8630만배럴의 약 37%에 해당한다.

장금상선 한 곳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3배럴 중 1배럴 이상을 운송한 셈이다.

특히 운송량 2~4위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해운사 바흐리, 쿠웨이트석유탱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해운 부문의 합산 운송량인 9730만배럴보다도 많았다.

영국 해운 전문매체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운항 횟수 가운데 장금상선 소속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달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는 해당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초대형 유조선 두 척 중 한 척 이상이 장금상선 소속이었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장금상선 소유 유조선 7척이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장금상선은 이란 전쟁 발발 직전 중고 유조선 매입과 정기 용선 계약을 통해 대규모 유조선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페르시아만 안쪽에서 원유를 선적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만의 선박 간 환적 지점에서 하역하는 단거리 셔틀 운항에 유조선을 집중 투입해 왔다.

장거리 운송 대신 호르무즈 해협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방식으로 원유 운송 물량을 늘린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장금상선 소속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향후 운항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특히 PGSA가 과거 통항 규정 위반 선박에 대해 억류나 몰수 가능성까지 경고한 만큼 실제 조치의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이 예고한 법적 조치의 시행 시점은 다음 달 1일이다. 구체적인 제재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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