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순 롯데칠성음료 팀장·김주하 책임 인터뷰

럼 원액 99% 차별화…추가 숙성으로 풍미 높여

출시 직후 준비한 물량 완판…“SNS도 직접 운영”

지난 22일 이건순(왼쪽) 롯데칠성음료 팀장과 김주하 책임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지난 22일 이건순(왼쪽) 롯데칠성음료 팀장과 김주하 책임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조롱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맛과 가성비로 인정받는 캪틴큐의 골든에이지를 열어가겠습니다.” (이건순 마케팅2본부 청주 BM팀장)

11년 만에 돌아온 캪틴큐가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본사에서 만난 이건순 마케팅2본부 청주 BM팀장과 김주하 스피리츠BM팀 책임의 목표는 뚜렷했다. ‘다다음날 일어나는 술’이라는 우스갯소리로 회자됐던 브랜드를 맛과 가격으로 인정받는 대중 양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캪틴큐는 롯데주조(현 롯데칠성음료)가 1980년 출시한 럼 계열 양주다. 700㎖ 제품의 당시 소매가격은 약 3000원이었다. 정통 양주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출시 첫해 1000만병 이상 팔았다. 가격만큼 강렬했던 숙취 관련 농담은 브랜드의 상징처럼 따라붙었다.

1991년에는 주세법 개정에 따른 리뉴얼로 제조법이 바뀌면서 럼 원액 대신 주정과 당시럽, 럼향, 캐러멜 색소 등을 썼다. 이후 2015년 생산이 중단됐다. 브랜드가 사라진 뒤에도 이름은 잊히지 않았다. 우스갯소리는 온라인에서 밈으로 이어졌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전설의 술’이 됐다.

재출시 배경에도 브랜드의 존재감이 컸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을 전후해 레트로 콘텐츠 소비가 늘고, 위스키를 비롯한 양주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수요가 커지는 흐름에 주목했다. 이 팀장은 “신규 브랜드를 만들면 인지도를 쌓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조롱의 대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면 오히려 차별화된 브랜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비자층은 두 갈래로 나눠 공략하고 있다. 캪틴큐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와 과거 제품을 기억하는 기존 소비자다.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대중 양주로서의 매력을 알리고, 기존 소비자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환기하는 방식이다. 고도주 경험이 적은 젊은 층을 위해 캪틴큐와 펩시 제로 라임을 1대 3 비율로 섞어 마시는 음용법도 제안했다.

재출시는 단숨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2021년부터 재출시를 검토하고, 원액부터 찾아 나섰다. 이름을 되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다시 찾을 만한 ‘맛’이었다. 김 책임은 “대중의 호불호가 없는 맛을 찾기 위해 수많은 국가의 원액을 직접 시음했다”며 “30대부터 시작해 마흔이 될 때까지 원액을 맛봤으니 100ℓ는 마셨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원액 선정 기준은 대중성이었다. 개성이 강한 마니아용 럼보다 부드럽고 달콤해 폭넓은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맛을 찾는 데 집중했다. 과거 제품에 대한 추억이 있는 소비자뿐 아니라 고도주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1년 만에 재출시한 캪틴큐. 파나마산 정통 캐리비안 럼 원액 99%와 추가 숙성으로 풍미가 짙고 달콤하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11년 만에 재출시한 캪틴큐. 파나마산 정통 캐리비안 럼 원액 99%와 추가 숙성으로 풍미가 짙고 달콤하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제품은 파나마산 정통 캐리비안 럼 원액 99%를 쓴다. 페드로 히메네즈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했다. 짙은 풍미와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매력이다. 용량은 360㎖, 알코올 도수는 35도다. 해외에서 탱크로 들여와 국내에서 보틀링한다.

가격은 유통 채널과 관계없이 1만원 이하를 목표로 책정했다. 현재 일부 편의점에서 할인 가격 기준 360㎖ 제품을 6000원에 판매한다. 과거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은 대중 양주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마케팅 비용도 최소화했다. 김 책임은 ‘캡틴블루’라는 활동명으로 캪틴큐 인스타그램 계정을 직접 운영한다. 기획부터 촬영, 출연, 편집까지 맡고 있다. 개인 시간도 할애한다. 계정 팔로워는 5800명을 넘었다. 캪틴큐 관련 릴스는 조회수 30만회를 돌파했다.

김 책임은 “마케팅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 방안을 고민했다”며 “협력사와 소통하면서 ‘캡틴블루’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처음 김 책임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겠다고 했을 때, ‘정말 할수 있을까?’ 싶었다”면서 “본인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업무에 접목했을 때 가장 좋은 성과와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도 영상에 함께 출연한다.

시장 반응은 빨랐다. 롯데마트는 지난 15일 출시 당일 준비 물량의 약 99%를 팔았다. 16일에는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GS25에서 지난 14일 판매를 시작한 ‘캪틴큐의 보물상자 360㎖(2입)’는 19일 기준 입고 물량의 약 98%가 판매됐다. 세븐일레븐에서는 9~16일 캪틴큐 검색량이 30만건을 넘었다.

빠른 품절에 일각에서는 물량을 조절해 관심을 끄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 팀장은 “숙성 등 생산에 필요한 과정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물량을 준비했는데, 초기 수요가 예상보다 뜨거웠다”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에서 숙성해 수입하는 럼 특성상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 어렵다.

향후 목표는 매출 확대보다 소비자 접점 확대다. 이 팀장은 “캪틴큐가 초기에 순조롭게 출항한 만큼 앞으로 어디로 항해할지가 중요하다”며 “과거 캪틴큐와 추억을 쌓았던 소비자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과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스키 1위는 못 해봤지만, 양주 1위는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주하 책임은 ‘캡틴블루’라는 활동명으로 캪틴큐 인스타그램 계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계정 팔로워는 5800명을 돌파했다. [캪틴큐 인스타그램]
김주하 책임은 ‘캡틴블루’라는 활동명으로 캪틴큐 인스타그램 계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계정 팔로워는 5800명을 돌파했다. [캪틴큐 인스타그램]

siu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