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피격 사건 다룬 영화 공방
극장가는 274만 돌파 흥행 질주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문화적 담론을 넘어 현실 사회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이 작품의 역사관을 강하게 비판하자, 그 불똥이 아내 여에스더 박사가 경영하는 기업으로 튀었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여에스더의 에스더TV’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홍혜걸 씨가 최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비판한 직후 여 박사의 건강기능식품 회사 게시판은 거센 비난 글로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여에스더 박사는 영상에서 “글이 올라간 뒤 회사 인터넷 게시판이 악성 댓글로 도배됐다”며 “임직원들이 정규 업무를 전폐하고 비난 글을 지우는 데 매달려야 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남편이) SNS 계정을 영구히 삭제하겠다고 각서를 썼으나, 이튿날 아침 의학과 문화 영역에 한정해 소통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하더라”며 별거 위기까지 거론됐던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에 홍혜걸은 “정치적으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완전한 중도”라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의견 개진을 멈추겠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앞서 홍혜걸은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 ‘암살자(들)’은 불편하다”며 “유족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음모론으로 국민 절반이 존경하는 고인을 모독하는 행위가 온당한가”라고 반문하며 작품 속 설정에 날을 세웠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15 저격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정치 스릴러다. 중앙정보부와 당시 정권 핵심부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는 서사를 취해 개봉 전후로 격렬한 논쟁을 낳았다.
제작진과 허 감독은 “특정 인물을 사건 배후로 단정하거나 영화적 가설을 역사적 실체로 제시하지 않았다”라며 “당시 권력 구조와 사건의 다면성을 조명하기 위한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작품을 둘러싼 이념적 대립은 관객 동원력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한글날 연휴 첫날인 9일 하루에만 16만 976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했다. 누적 관객 수는 274만 584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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