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장기보유매도 서울 전체 20%
급매로 가격 약세, 거래 둔화 이어질듯
중저가 지역선 ‘갈아타기’용 매도 많아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1300명에 달하는 집합건물 장기보유자가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장기보유 매도자 중 약 20%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고가주택이 밀집된 자치구 3곳을 중심으로 보유세·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려는 고령층과 장기 실거주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직후부터 지난달 말(29일 기준)까지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을 매도한 소유주는 1만669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년 넘게 장기보유한 매도자는 6958명으로 전체의 42% 수준이다. 연초(올해 1~2월) 서울 집합건물 매도자 중 장기보유 비중 36%(2만1636명 중 7711명)보다 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다주택 뿐 아니라 고가 1주택·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부동산 세제개편 내용이 현실화하기 전 은퇴 고령층이 선제적 절세 매도를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세제개편 확정안에는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12억원 유지, 종합부동산세 세 부담 상한 현행 150% 유지 등이 반영됐다. 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한도 신설 및 단계적 보유 요건 폐지 등 고가주택 세 부담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은 유지됐다.
실제로 이후 세제개편안 여파가 큰 강남3구 장기보유 매도자가 1297명을 기록해 서울 전체 장기보유 매도자 중 20%가량을 차지했다. 반포·압구정·청담·잠실 등 시세 30억원 이상 고가 단지들이 모여있는 동네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출회되며 간헐적으로 매매로 이어진 결과다.
구체적으로 보유기간 구간별로 보면, 강남은 20년 초과(159명) 보유 매도자가 가장 많았고,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자 149명, 15년 초과 20년 이하 보유자 9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서초구는 ▷10년 초과 15년 이하 133명 ▷20년 초과 123명 ▷15년 초과 20년 이하 59명 등이 매도했고, 송파구는 ▷10년 초과 15년 이하 237명 ▷20년 초과 209명 ▷15년 초과 20년 이하 129명 등으로 나타났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30년, 40년 실거주하신 1주택자들은 시세차익이 꽤 되니 장특공제 혜택이 축소되기 전 차익 실현을 하려는 분들 중심으로 처분하는 분위기”라며 “은퇴 후 소득이 없으신 분들이나 주택 가격이 너무 높아 증여하기에 어려운 분들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이미 매도 쪽으로 많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주 요건을 다 채운 강남3구 장기보유자 중에선 전세나 월세를 주고 일단 더 버텨보겠다는 분들도 있어 강남3구 장기보유 매도 비중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매물 출회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강남3구와 다르게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한강벨트, 중저가 자치구에선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자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10년가량 보유하고 있는 집값이 크게 오르자 이를 매도하고 상급지 급매물을 매수하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강동구는 세제개편안 이후 두 달간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 매도자가 108명으로, 전 보유구간 중 가장 많았다. 강서구는 143명, 성북구 129명 동작구 116명, 마포구 109명, 강북구 70명 등 한강벨트 및 중저가 자치구 전반에서 10~15년차 보유자들의 처분 물량이 집중됐다.
고 교수는 “올해 들어 중저가, 한강벨트 지역의 집값 오르는 폭이 가팔랐기 때문에 해당 지역 1주택자들은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남3구 일대 아파트값은 절세 매물 증가로 호가가 하락하는 단지들이 잇따르며 한 달동안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는 세제개편안 정책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미 국채 금리상승 등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해당 지역의 거래 둔화 및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개연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