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로이드PE와 공동투자
애큐온저축은행 손자회사 편입
한화저축銀과 업계 4위 진입 노려
PEF에 풋옵션·동반매각청구권 부여
한화투자증권 5000억원 증자도 참여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한화생명이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한꺼번에 인수해 여신금융업에 진출한다. 계열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에도 나서면서 보험·증권·자산운용·여신금융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EQT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의 경영권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수는 센트로이드PE와 공동투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화생명이 이날 공시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PEF)는 매도인 Agora, L.P.로부터 애큐온캐피탈 보통주 총 3462만4153주를 사들인다. 이 가운데 한화생명이 1751만1066주를 4400억원에 현금으로 취득하고, PEF가 나머지 1711만3087주를 인수한다. 한화생명의 취득 후 지분율은 50.54%다. 취득금액은 한화생명 자기자본(16조6234억원, 지난해 연결 기준)의 2.65%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취득 목적을 ‘여신전문금융업 신규 진출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라고 밝혔다.
한화생명과 PEF는 주주간계약도 맺었다. 계약에 따르면 PEF는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보유하게 될 애큐온캐피탈 지분을 한화생명에 사들이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갖는다. 반대로 한화생명은 PEF 지분에 대한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과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PEF는 또 조건 충족 시 한화생명 보유 지분까지 함께 팔도록 요구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을 가진다. 한화생명이 지분을 제3자에게 팔 때는 PEF가 함께 팔 수 있는 동반매도권(Tag-Along)도 갖는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가 끝나면 애큐온캐피탈은 한화생명의 자회사가 되고, 애큐온저축은행은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2006년 설립된 애큐온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 4조6000억원 규모의 중형 캐피탈사다. 금융지주나 대기업에 속하지 않은 독립계 회사로 기업금융·투자금융·물적금융 부문에 특화돼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8945억원, 당기순이익 6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7742억원)보다 15.5% 늘었지만 순이익은 전년(802억원) 대비 18.2% 줄었다. 2023년에는 31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연결 자산총계는 9조393억원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수로 보험업과 차별화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애큐온캐피탈의 기업금융·물적금융 역량을 그룹 내 사업과 연계하고, 비금융 계열사와 협업해 물적금융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애큐온캐피탈 입장에서는 한화생명 산하 편입으로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축은행 부문에서도 몸집이 커진다. 1972년 설립된 애큐온저축은행은 총자산 5조1000억원 규모의 업계 5위권 대형 저축은행이다.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3개 금융센터와 약 380명의 직원(6월 말 기준)을 두고 있다. 개인 대상 대출을 주력으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을 취급하며, 자체 전산망 기반 디지털 플랫폼으로 비대면 영업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기존 자회사인 한화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역량을 결합해 총자산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그룹을 구축, 업계 4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영업망도 기존 인천·경기에서 서울과 부산·울산·경남까지 넓어져 수도권과 영남권을 아우르게 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한화투자증권 유상증자 참여 안건도 함께 의결됐다. 한화생명과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25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출자한다. 이번 자본 확충은 한화투자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통해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한화투자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되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증권 지분을 통한 투자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사업·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시너지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종투사로 도약해 기업금융 역량이 커지고 여기에 애큐온캐피탈의 여신 노하우가 결합되면, 기업 고객에게 자본시장과 여신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조원대 대형 저축은행이 더해져 리테일 금융 접점이 넓어지는 만큼 계열사 간 고객 기반을 연계한 금융상품 라인업 확대 기회도 커질 전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보험을 넘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보험·증권·자산운용·여신금융을 아우르는 한화금융의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폭넓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w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