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내 디젤 비중 4년전 수준 하락
베스트셀링카 티구안, 골프 자취 감춰
가솔린 40%대, 하이브리드 2배 성장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지난해 9월 18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가 발생한 뒤 1년이 지난 지금국내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디젤 차량의 비중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디젤 의존도가 높은 폴크스바겐, 아우디 브랜드의 부진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년 전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디젤 엔진의 비중은 54.4%로 전년도 72.3%에서 18%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디젤게이트 발생 직전 달만해도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비중이 70%를 여유롭게 웃돌았지만, 현재는 절반 비중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로써 줄곧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70% 전후 비중을 차지하던 디젤은 2012년 8월(52.9%) 수준으로 후퇴했다.
수입 디젤차의 쇠퇴는 폴크스바겐, 아우디 몰락과 깊은 연관이 있다. 디젤게이트에 이어 서류조작에 따른 판매정지 여파로 지난달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무려 97.6% 감소했고, 아우디도 83% 줄어들었다.
디젤 엔진 중심의 브랜드들에서 판매량이 대거 빠지면서 덩달아 디젤 비중 또한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스트셀링카에서도 변화의 양상이 감지된다. 지난해 8월에는 베스트셀링카 상위 10개 모델 중 9개가 디젤 모델이었지만, 지난달에는 10개 중 6개만 디젤이었다.
7월 베스트셀링카 톱10 중 디젤차는 5개에 그쳤다. 지난해 7월 렉서스 ES300h를 제외한 9개 모델이 디젤차였던 점과 크게 달라졌다. 당시 베스트셀링카를 장식했던 폴크스바겐 티구안ㆍ골프ㆍ파사트와 아우디 A6 등은 자취를 감췄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 아우디가 주요 모델 대부분에 판매정지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에 당장 재인증을 통한 판매재개가 쉽지 않다고 보고, 디젤차 비중도 금세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디젤게이트에 따른 불신이 여전하고 올 상반기 정부가 추진했던 디젤 억제 정책이 향후 또 재개될 수 있어 디젤차에 대한 불리한 요소들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더군다나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면서 가솔린 중심으로 선보였고, 아우디도 A4를 가솔린 위주로 내세우면서 수입차 주요 모델들이 가솔린 위주로 채택해 연료별 비중이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수입 가솔린차 비중은 지난해 8월 25.5%에서 지난달 38.9%로 13%포인트 올랐다. 하이브리드도 2.0%에서 6.6%로 비중이 3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