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로보택시, 하반기 웨이모 인도
모셔널, 연내 우버 통해 무인 서비스
웨이모와 글로벌 시장 협력 확대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 배치
美 로봇공장 연산 3만대 규모 구축
초기 사용 물량 2만5000대 확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택시와 로봇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올해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 상용화를 시작하고, 2028년부터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생산현장에 투입하는 동시에 미국에서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양산에 나선다. 이미 초기 사용 물량 2만5000대도 확보했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 같은 로보택시·로보틱스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자율주행은 안전과 편의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잠재력을 갖고 있고 동시에 엄청난 수익 잠재력도 갖고 있다”며 “현대차의 자율주행차(AV) 파운드리 사업으로 확장 가능한 로보택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그 시작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아이오닉 5”라고 말했다.
우선 로보택시 사업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은 우버와 손잡고 올해 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상용 라이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용자는 우버 앱을 통해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된다.
웨이모와의 협업도 공급 단계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올해 하반기 웨이모에 인도할 예정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9개월간 공공도로 테스트를 완료했다”며 “웨이모가 올 하반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아이오닉 5의 인도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웨이모와의 파트너십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로보택시에서 노리는 것은 단순한 차량 판매가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기업과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에게 맞춤형 차량을 개발·생산해 공급하는 ‘자율주행차(AV) 파운드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모셔널과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해 그룹의 부품·금융·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자율주행 생태계 전반에 참여할 계획이다.
‘로봇 훈련소’ RMAC 10배 확대…아틀라스 2028년 배치
로보틱스 사업은 한발 더 나아가 대량 생산과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이제 피지컬 AI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빠르게 움직여 로보틱스의 대량 생산과 배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용화의 전초기지는 미국의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RMAC를 열고 실제 자동차 생산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제조용 AI 로봇을 시험하고 있다.
현재 RMAC에서는 5개 차종, 67개 작업 항목을 대상으로 시퀀싱 작업과 윗보기 작업, 고반복 작업, 품질검사 등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실제 공장에 로봇을 넣기 전에 데이터를 축적하고 AI를 학습시키는 일종의 ‘로봇 훈련소’ 역할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말까지 RMAC 부지를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곳에서 수백만 시간에 달하는 실제 제조 데이터를 쌓아 로봇 성능을 검증하고 생산라인 투입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현장 배치는 2028년 시작된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HMGMA 생산라인에 대규모로 투입한 뒤 2030년부터 글로벌 사업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로봇 도입 목적에 대해 “로봇은 인간을 돕기 위한 존재”라며 “힘들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 맡고 궁극적으로 안전과 품질, 운영 효율 개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 정비와 같은 새로운 직군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부터 금융까지…로봇 사업 전 과정 내재화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자사 공장에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독립적인 사업으로 산업화한다.
미국에 대규모 상업용 로봇 생산시설을 짓고 2028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생산능력은 연간 3만대 규모다. 구체적인 생산부지는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무뇨스 사장은 “세계 최초의 대규모 상업용 로봇 제조시설이 될 것으로 본다”며 “초기 2만5000대의 사용 물량은 이미 확정됐다”고 말했다. HMGMA를 시작으로 외부 산업·물류업체까지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미 4족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용 로봇 ‘스트레치’를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틀라스도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강점은 로봇 제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룹이 로봇 개발과 생산부터 유통, 판매, 금융까지 전 과정을 맡는 사업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로봇 판매를 위한 잠재 유통망도 기존 딜러 파트너십을 통해 구축돼 있고 현대캐피탈은 로봇 판매를 위한 금융상품의 타당성도 검토하고 있다”며 “로보틱스 개발, 생산, 유통, 판매 그리고 금융까지, 이것이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로보틱스 사업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미국 투자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그룹은 2025~2028년 미국에 총 260억달러를 투자하고 약 2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생산능력 확대와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신공장뿐 아니라 로봇 생산시설도 여기에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동차 사업 이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무뇨스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자동차 사업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달라지는 것은 자동차를 둘러싼 사업”이라며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비티, 온디맨드 모빌리티, 로보틱스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