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 도발 위협에 따른 대비태세를 주문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대한 이해와 국론통합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와 몽골 공식방문 이후 이틀간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첫 공식일정으로 NSC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몽골 방문 직후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온갖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최경환ㆍ윤상현 의원에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까지 20대 총선 공천 개입 논란에 휩싸이는 등 당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안보카드를 빼든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NSC 모두발언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북한’으로 17회에 달했다. 8회언급한 ‘미사일’과 6회 언급한 ‘사드’도 자주 등장한 편이었다.
이날 NSC 소집 목적이 지난 19일 남한 항구와 비행장에 대한 선제타격 훈련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탄도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한 안보상황 점검이었다는 점에서 자연스런 일이라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따른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위 수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국가’를 각각 11회, 9회 언급하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박 대통령이 ‘비난’을 5회나 언급했다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메시지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는 의미의 ‘비판’이 아닌 터무니없이 헐뜯는다는 의미의 ‘비난’을 이처럼 많이 사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사드 배치 결정을 왜곡ㆍ비난한다고 지적하면서 언급한 한차례를 제외하곤, 나머지 네 차례 모두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비난에 굴하지 말아야한다는 의미에서 사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며 “비난이 무섭다고 피해가지 말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자신에 대한 잇단 의혹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100% 허위”라며 반박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우 수석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날 ‘대통령’과 ‘군 최고책임자’를 종종 언급해가며 흔들림 없이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