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소명’을 언급하며 ‘비난에 굴하지 말고 소신을 지켜 가길 바란다’는 취지로 한 발언에 대해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어제 소명의 시간을 말씀하신 것은 우 수석 의혹에 대한 소명이 아니다”며 “우 수석에 대한 소명이 아니라 국가안보, 국민안전을 지켜야한다는 그러한 소명”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어제 자리가 NSC 자리 아니냐. 북한 동향과 관련한 보고와 안보상황에 대한 점검 등 엄중한 자리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박 대통령 말씀이 나온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전날 NSC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며 “비난이 무섭다고 피해가지 말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면서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NSC 참석자를 대상으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에 대한 대응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 자신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흔들리지 말고 국정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특히 야권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우 수석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치마폭에 숨지 말라고 했더니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방어막을 쳐주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과 정면대결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민과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경질을 요구하는데 오직 대통령만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계신 것”이라면서 “NSC가 국가의 안전보장대책을 논의하는 회의지 우 수석의 자리를 보장하는 ‘우병우안전보장회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신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