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이어진 LG전자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장애청소년 IT 역량 지원…사회 진출 디딤돌 역할
라오스 장애서비스 센터장 등 리더 성장 선순환 사례도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IT 역량은 제게 ‘제 3의 눈’이나 다름 없습니다. 평범한 일자리를 찾거나, 기본 소득을 얻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IT 기술 습득은 지속가능한 삶을 가지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LG전자가 지난 2011년부터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이하 GITC)’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대회 참가 청소년들이 사회에 진출해 장애인 접근성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며 선순환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13년 동안 글로벌 장애청소년들의 IT 역량 향상에 기여하며 미래 인재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4년에 GITC에 참가한 라오스의 시각 장애인 아이키오 쿠마니봉(Aikeo Koomanivong) 씨는 현재 라오스 장애 서비스 센터의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현재 무료 점자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보급하며 현지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아이키오 씨는 “GITC 참가로 얻은 IT 역량을 기반으로 관심 있는 분야를 스스로 학습하기 시작했고,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며 네트워크 기회를 확대해 나갔다”며 “라오스는 여전히 빈곤 국가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비싼데, 저희 센터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시각장애인들이 무료로 비용 부담 없이 교육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IT기술은 제 자신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하며, 장애인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해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 가족 중 저를 포함한 3명이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소득과 같은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IT기술을 반드시 쌓아야한다고 생각했다”며 “IT 기술을 배움으로써 제가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GITC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청소년도 있다. 올해 GITC 본선 진출자인 몽골인 체첸빌렉 바트문흐(Tsetsenbileg Batmunkh) 씨는 선천적 시각장애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동생과 함께 대회에 참가해 엑셀 종목에서 전체 3위에 올랐고, 올해도 지난 7월 열린 국가별 예선에서 우수 인재로 선발됐다.
바트문흐 씨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독립성을 가지고 사회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하게 됐다”며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참가자들을 만나 각자의 문화, 꿈, 포부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제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IT 및 외국어 역량을 더욱 향상시켜, 장애를 가진 몽골 사람들의 외국어 학습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장치를 통해 원하는 책과 잡지를 쉽게 읽을 수 있는 앱을 개발하고 싶다”며 “시각 장애인들이 점자 책을 휴대하지 않고도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13년 동안 개최한 GITC에는 지금까지 총 40개국에서 5000여명의 장애 청소년이 참석했다. 한국,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참가국이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시각장애 참가자들이 모든 종목에서 스크린리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장애청소년들의 IT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시각장애 참가자들이 영상 제작(eContent) 종목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자문위원으로 영입된 시각장애 전문가가 비디오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