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후 우울증…원인은 ‘외로움’?
[헤럴드 DB]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출산 전후를 나타내는 주산기 우울증(perinatal depression)의 핵심 원인은 '외로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로움과 우울증은 서로 연결돼 있기때문인데, 주산기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가족이나 동료,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산기 우울증은 임신 중 또는 출산 후 첫해에 발생하는 기분장애로, 반복적인 슬픔과 무감각 속에 기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태와 증상을 말한다.

1일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캐서린 애들링턴 박사 연구팀은 세계 4개 대륙에서 발표된 27편의 관련 연구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주산기의 외로움은 '나쁜 엄마'가 될지 모른다는 사회적 오명(stigma)에 대한 두려움, 자가 격리(self-isolation), 정서적 단절(emotional disconnection), 가족과 주변으로부터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밖에 배우자, 가족, 지역사회의 도움이 예상했던 것과 실제가 일치하지 않는 것도 외로움을 안겨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과 우울증은 서로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다. 외로움이 우울증으로, 우울증이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은 커다란 변전과 변동이 진행되는 기간이다. 사람들 그리고 기존의 연결조직(직장 동료 등)과의 접촉을 잃는 시기일 수 있다. 주산기의 외로움은 임신과 출산에서 나타나는 정신건강의 중요한 위험요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주산기 우울증은 흔히 나타난다. 임신 중에는 6명 중 한 명, 출산 후 첫 3개월 사이에는 5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

주산기 우울증은 새로 부모가 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태어난 아이의 인지,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주산기 우울증을 진정시키려면 동료, 가족, 사회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 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정신의학(BMC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