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지지율 70%, 6%p↑

바이든 지지율 47%, 8%p↑

우크라 전쟁 덕에…푸틴·바이든 지지율은 동반상승
러시아의 맹방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훼손된 초상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누군가 붉은 색 페인트로 푸틴의 얼굴에 'X' 표시를 하고, 초상화 속 '형제'란 단어 위에 '살인자’란 말을 써 놨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정학적 요충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강 대 강 대립 중인 미국과 러시아의 지도자가 전쟁 격화 속에서 지지율이 나란히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록 서방으로부터 개인 제재에 오르고 국가 신용등급이 ‘정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민족과 내부 사회의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삼고 있다.

임기가 2024년까지인 푸틴 대통령은 새 대통령 선거에서 본인이 출마가 가능할 수 있게 2020년에 헌법을 개정해 둔 터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장기집권으로 가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 기관인 VTsIOM 조사에서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2월 27일까지 한 주 동안 6%포인트 오른 70%를 기록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FOM에서 푸틴을 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2월 29%에서 이달 18%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네오나치’ 세력으로부터 민족을 해방시키려는 ‘특수작전’이라고 한 전쟁 미화가 국내적으로는 통하는 모양새다.

외부 사회와의 차단도 더욱 철저하게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 관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경우 최대 15년형 구형이 가능하도록 형법 개정안에 지난 4일 서명했다.

반전 시위자들은 곤봉으로 휘두르고, 검열과 발길 질을 해가면서 잡아 들이고 있다. 러시아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하루 러시아 59개 도시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열려 최소 4800명이 구금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부터 정치적인 반사 이득을 보고 있다. 사태 초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의 화살을 받긴 했지만 강력한 대(對) 러시아 제제의 선봉대에 나서면서 지지율 반전에 성공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이 바이든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 직후인 지난 1∼2일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국정 지지율은 47%로, 지난달 15∼21일 조사 39%에서 8%포인트 ‘껑충’ 뛰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내부 불만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데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열하루를 넘기면서 우크라이나가 입은 인적, 물적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피란을 간 난민 수가 150만 명을 넘어섰고, 민간인 사망자는 어린이 25명 포함해 364명이다.

우크라이나는 관공서와 주요 발전소, 학교, 방송국 등 주요 기반 시설이 파손됐고,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30억달러(3조 6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수혈받기로 하는 등 전쟁을 치르는 기간은 물론 전후 국가 재건 시에도 막대한 돈이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