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부터 바뀌겠다”…선거 전략 개편

李 앞서고 安 따라붙고…사실상 승부수

반문 대통합론서 세대 결합론으로 틀기

尹, ‘매머드’ 대신 ‘개썰매’ 탔다…20대男·선명한 메시지·조직 슬림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20대 대선후보 초청 새얼아침대화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매머드’에서 ‘개썰매’로 갈아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지율 역전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앞섰던 윤 후보는 지난 연말부터 거듭된 당 내홍 등에 발목이 잡혀 뒤집기를 허용했다. ‘제3지대’에서 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까지 뒤를 노릴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그런 윤 후보가 대선을 60일 가량 앞두고 “나부터 바뀌겠다”며 변화를 내걸었다. 공략 타깃은 이대남(20대 남성)으로 콕 집었다. ‘멸공 릴레이’를 촉발하고 정책 공약을 1분 내로 알리는 등 메시지는 선명하고 간결히 바뀌었다. 문어발식의 선거 조직은 ‘슬림화’가 이뤄졌다.

▶이대남…더 분명하게=윤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썼다. 그는 “군복무 중 최저임금 보장으로 사회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남이 몰린 남초 커뮤니티는 최근 윤 후보가 공개하는 공약들에 호응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무고죄 처벌 강화 ▷온라인 게임 본인 인증 간소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잡은 윤 후보는 선거 대전략을 ‘반문(反文) 대통합론’에서 ‘세대결합(포위)론’으로 급격히 틀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의 기본 지지층인 60대 이상 연령층 외에 20·30대의 지지세를 합해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AI 윤석열’이 지지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내용의 동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이 또한 이대남 등 20·30세대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으로 활용하고 있다. 희화화가 될 수 있는 내용에도 적극 답변하는 모습 때문이다.

尹, ‘매머드’ 대신 ‘개썰매’ 탔다…20대男·선명한 메시지·조직 슬림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20대 대선후보 초청 새얼아침대화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

▶메시지…더 뚜렷하게=윤 후보는 스스로가 국민의힘의 중요 가치 중 하나인 자유 민주주의 신봉자임을 표하며 선명성을 더했다. 그는 지난 주말 ‘멸공 릴레이’의 기수로 앞장섰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장 보는 사진을 올린 후 ‘멸치’, ‘콩’ 등의 해시태그를 썼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란 해시태그를 달아 글을 올린 이후였다. 멸공의 사전적 의미는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윤 후보는 지난 연말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부득이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해 정체성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윤 후보의 정책 공약은 보다 쉬운 내용으로 정리되고 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함께 생활밀착형 공약을 59초 이내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날 3탄으로 시외·고속·광역버스를 장애인 저상버스나 리프트 장착 버스로 보급, 4탄으로 일반 차량과 다른 색상을 넣은 법인차량 번호판 도입을 공개했다. 1·2탄은 각각 전치가 충전 요금 동결, 지하철 정기권 사용을 버스 환승까지 확대 등이었다.

▶선대본…더욱 가볍게=매머드를 넘어 ‘공룡’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윤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덩치가 크게 줄어든 선거대책본부로 개편됐다. 선대본부는 기존 ‘6본부(상황·정책·조직·직능·홍보미디어·종합지원)’에서 선대본부와 정책본부 등 2개 축으로 재편이 이뤄졌다. 권영세 의원이 총괄하는 선대본부 밑에 상황실이 있고, 이 곳에서 분야별 업무를 통합 조정한다. 후보 비서실에 있던 일정과 메시지 기능도 선대본부로 옮겨졌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끈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정권교체 동행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위원장은 윤 후보가 직접 맡는다. 선대본 관계자는 “슬림화 취지의 맞게 본부와 위원회 신설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