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100원짜리가 3일만에 1만3000원대… ‘수상한’ 오징어게임 코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흥행 돌풍에 편승하려는 다양한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오징어게임’에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수상한’ 가상화폐까지 등장,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황당하게 들리는 얘기지만, 투자 규모를 보면 어마어마하다. 거래 3일 만에 시가총액이 9조원을 돌파했다. 100원짜리가 3일만에 130배 폭등했다. 이에 외신들은 투자하기 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3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이용한 암호화폐 ‘스퀴드 게임(Squid Game)’의 가격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기준 개당 11.76달러(약 1만377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무려 84억6761만달러(한화 약 9조9155억원)다. 지난 24시간 동안 거래량만 1253만8522달러(한화 약 146억 8260만원)에 달한다.
지난 26일 처음 출시된 ‘스퀴드 게임’ 코인 가격은 27일 오후까지 개당 9센트(약 105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단 2~3일만 가격이 130배 이상 폭등했다.
개발자는 해당 코인을 온라인판 토너먼트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Squid Game Project)의 참가비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내달 온라인상에서 대회를 열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등의 6개 놀이에서 최종 승리한 1인에게 전체 참가비의 90%를 상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해당 참가비는 1인당 1만5000 코인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는 무려 17만 6400달러(약 2억656만원)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다만 CNBC는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를 악용한 사기와 악성코드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코인이 등장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 코인 발행자가 내놓은 백서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드라마에 ‘영감을 받았다’고만 적었을 뿐, 저작권자인 넷플릭스나 드라마 제작사 등과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인기 콘텐츠에 가상화폐가 편승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7일 코인 거래서 ‘비트겟’에는 BTS 팬클럽과 똑같은 이름의 ‘아미’ 코인이 상장됐다.
초기 가격은 6센트였지만 28일 오후에는 가격이 1만3000% 폭증하며 7달러80센트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BTS 소속사인 하이브가 “해당 코인은 BTS와 무관하다”라는 입장을 낸 후 아미코인 가격은 1달러로 급락했다.
이번 ‘스퀴드 게임’ 코인 폭등 소식에 국내 이용자들은 ‘오징어게임’의 흥행에 ‘숟가락 얹기’가 과열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앞서 중국 기업들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오징어게임 불법 상품을 제작 판매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베트남, 러시아 등의 게임 개발사들도 저작권 침해 문제를 교묘히 피해간 ‘카피게임’을 내놔 이익을 챙겼다.
넷플릭스는 저작권 침해에 대해 항의하며 한차례 소탕 작전 벌였다. 그러나 ‘오징어게임’을 활용한 가상화폐까지 등장, 무분별한 편승에 따른 이용자들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