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등 대외 메시지는 없어…당 내부 사업평가·향후 과제 언급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1일 당 창건 76주년을 맞은 첫 기념 강연에서 향후 5년 내 주민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 기념강연회에서 강령적인 연설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발전기에 맞게 당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하자'를 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연설에서 대남·대미 메시지나 대외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강연에서 "당 제8차대회가 설정한 5개년계획기간을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들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는데서 효과적인 5년, 세월을 앞당겨 강산을 또 한번 크게 변모시키는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고, 다음단계의 거창한 작전을 연속적으로 전개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려는 우리 당의 결심과 의지"에 대해 재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중앙부터 지방까지 당 간부들이 일을 잘하면 "우리의 전진은 지금보다 몇배나 더 빨라지고 우리 인민들이 고대하는 더 좋은 내일도 그만큼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간부들의 일탈행위를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간부들이 주민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주민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 책임 일군(간부)들은 고상한 도덕품성을 지니고 인민들을 존중하며 자기를 무한히 낮추어야 한다"면서 "당 일군이라면 사상에서 투철할 뿐 아니라 도덕품성에서도 최고인 혁명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의 스쳐지나는 말속에서도 인민을 위한 새 일감을 찾고 인민들이 아파하고 해결을 요하는 문제들을 풀기 위해 애쓰며 대중과 고락을 같이해나가는 당일군만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기념 강연을 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맞아 이례적으로 강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의 공식 출범시기를 2011년으로 확인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12월 30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12월 17일) 이후 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 김정일 사망 이후 받은 첫 공식 직함이다.
김 위원장은 이후 2012년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와 당 중앙군사위원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다. 이 때문에 2011년 말 사실상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지만, 공식 집권은 2012년부터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 김 총비서가 스스로 '집권 10년'을 언급한 만큼 북한에서는 2011년 12월 최고사령관 추대 시점을 김정은 정권의 출범으로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45년 10월 10일 열린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대회를 계기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발족한 것을 노동당 창건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