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유고 중국대사관 터 찾아 헌화

미국에 맞서는 중국…22년전 中대사관 오폭 거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중간 노골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22년전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대사관을 오폭한 사건을 거론하며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인민망(人民網) 등에 따르면 천보(陳波) 세르비아 주재 중국 대사는 3일(현지시간) 청명절을 맞아 옛 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터를 방문해 기념비에 헌화한 뒤 희생자들을 기렸다.

중국인들은 매년 4월초 청명절을 맞아 조상들께 성묘하는 풍습을 갖고 있다.

천 대사는 이 자리에서 "희생자들이 오늘날 조국의 강대함과 중국-세르비아 관계의 발전을 보고 기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중국의 이익과 중국 인민의 존엄을 지킬 것"이라며 "희생자들의 뜻을 계승해 세계 정의와 공정성을 수호하는 데 모든 힘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도 지난달 26일 유럽 순방 중 오폭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자국의 국방력을 강조했다.

웨이 부장은 추모식에서 "중국군은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주권, 안보, 개발이익을 수호할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나토군에 의한 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중국인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으며 대사관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다.

당시 미국은 중국대사관 폭격이 순전히 실수로 인한 오폭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며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주장해 한동안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