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주의 결별 ‘재관여’ㆍ동맹재건 중시
동맹에 ‘우리가 돌아왔다’ 신호 타전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집권하면 외교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12일(현지시간)자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의 취임 첫날, 파리 기후 변화 협약 재가입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새로운 국제적 공조를 발표하는 것으로 이러한 변화는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의 재임이 국제적 동맹으로부터 발을 빼는 ‘미국 우선주의’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면 바이든의 재임은 그 정반대가 될 것이라는 게 바이든팀의 설명이다.
2008∼2009년 금융 위기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집권 초기를 잠식했던 것을 지켜봤던 바이든의 참모들은 이와 유사하게 차기 행정부도 코로나19에 의해 가해지는 국내적 도전과제들에 많은 부분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오랜 외교 정책 참모인 토니 블링큰은 “첫 번째 임무는 코로나19를 통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안보보좌관 출신 콜린 칼은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지구 온난화에 맞서기 위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재가입하는 것과 함께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 및 이와 결부된 경제 위기가 국제적으로 조율되고 있다는 점을 첫날 분명히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팀은 잠재적 국제 식량 위기, 안보 취약성, 세계적 불황 등 국경을 가리지 않는 팬데믹이 몰고올 여파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그들이 물려받게 될 세계에 대해 두려움과 긴급성을 느낀다는 것이다. 바이든 참모들은 그들이 직면해야 할 국제 현안으로 기후 변화, 이란의 핵무기 개발,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거 입지 회복에 나선 러시아와 ‘확신에 찬’ 중국 등을 꼽았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들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으로 인해 악화된 세계 제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균열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발부터 가장 우선시될 어젠다는 가까운 동맹들에 ‘우리가 돌아왔다’, ‘동맹과 파트너십은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될 것이라고 칼이 악시오스에 전했다.
다행히 바이든의 참모들은 바이든이 과거 보여준 개인적 외교의 역사와 동맹에 대한 그의 헌신에 대해 위안을 얻고 있다고 한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08년 7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접근법에 종지부를 찍고 다자주의를 끌어안겠다고 공언하며 세계 순방을 한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우 팬데믹으로 인해 순방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태이지만 그의 외교정책 접근법도 유사해 보인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국제무대에서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을 되돌리겠다는 약속이 그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외교정책팀의 핵심 멤버들은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라며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참모 출신의 제이크 설리번,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서맨사 파워 전 유엔 미국대사,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참모였던 마이크 도닐런과 톰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도닐런 형제, 줄리 스미스 전 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을 꼽았다.
악시오스는 라이스 전 보좌관은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파워 전 대사는 국무장관 후보, 스미스 전 부보좌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또는 유엔 대사 등으로 각각 거론된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과 오바마 사이에도 정책적 차이가 있었다고 전하면서 바이든의 정책이 트럼프와는 상당히 다르겠지만 바이든팀 역시 다양한 전선을 한꺼번에 밀고 가는 트럼프의 전술은 끌어안을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 출신의 네드 프라이스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손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및 국방부 관리 출신의 데릭 숄레이는 “중국 문제는 100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대통령 임기 내내에 걸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