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 지속 시 실적 악재
한달 이상 상승시 원가에 반영
2개월 후 유류할증료 인상도 우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미국의 이란 장성 암살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에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항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5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 배럴당 63.86달러까지 치솟았다. 다음날 다소 조정세를 보이며 63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어질 지정학적 위기로 유가가 상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는 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가격은 1주일에서 한달 사이 평균 국제유가를 반영하는 만큼 당장 하루 이틀 유가가 오른다고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3300만 배럴의 연간 유류소모량 중 30%가량을 선물옵션 시장에서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헷지하고 있다. 유가가 급변동할 경우 헷지 비중을 늘리기도 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대표주자인 제주항공 역시 일정 기간 필요한 항공유를 정해진 가격에 미리 사두는 선물 거래 방식으로 헷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나 다른 저가항공사들은 헷징에 따르는 비용과 부수적 리스크를 감안해 헷지를 하지 않고 있어 유가가 크게 오를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헷지를 해야 할지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봄 여행철에 돌입하는 3월 이후 유류할증료가 인상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전월 15일부터 전월 15일 평균 유가로 산정돼 유가 변동폭이 반영되는데 2개월이 걸린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득증가율 부진, 한일 갈등 등으로 여행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류할증료 인상은 수요 측면에서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업계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