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곳곳으로 스며든 AI·IOT·로봇
집과 개인 도시를 연결
삼성·LG 차세대 TV
[라스베이거스(미국) 천예선·정찬수 기자] 나와 똑닮은 3D 아바타에 옷을 입혀보고 출근복을 고른다. 내 식성을 잘 아는 냉장고가 다이어트 식단과 레시피를 제안한다. 자율주행차량에 오르면 AI비서가 집에서 보던 뉴스를 이어서 보여준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바리스타 로봇’이 평소 즐겨마신 커피를 내온다. 막히는 퇴근 길엔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에 몸을 싣는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5G(5세대 이동통신)와 만나 더욱 고도화된 미래의 일상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지상 최대 전자쇼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는 이같은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 한걸음 더 현실로 다가온다. ▶관련기사 8면
매년 1월 초 개최돼 한 해 가전 및 IT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CES는 경쟁사간 신기술 대결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올해 행사에는 전세계 160여개국, 4500개사, 17만여명이 참가한다. 이 중 스타트업만 1200여곳에 달한다.
CES는 1967년 가전 전시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AI, IoT, 5G, 모빌리티, 로봇, 드론,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총망라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올해 국내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SK 등 4대그룹이 모두 참가하고 두산과 카카오IX, 아모레퍼시픽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국내 기업들은 스타트업을 포함해 모두 390여곳이 참가해 미국(1933곳)과 중국(1368곳) 다음으로 많았다.
올해 CES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5G, 로봇 등으로 요약된다. 이미 수년째 이어지는 키워드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기술의 진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개인과 홈, 도시의 연결로 정의하고, 이를 커넥티드 리빙(Connected Living) 솔루션이라 칭했다. LG전자도 씽큐를 통해 집 안에서 누리던 편리함을 이동 중이나 집 밖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초연결의 시대’를 가능케 할 연결의 매개체는 AI와 IoT, 5G다.
한층 스마트해진 로봇은 일상의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주방은 물론 식당의 접객 공간에서도 로봇의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LG전자는 관람객들이 전시 공간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 접객, 주문, 음식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삼성전자는 작년 CES에서 첫선을 보인 ‘삼성봇(Samsung Bot)’ 플랫폼을 확대해 새로운 콘셉트의 로봇을 선보인다.
최근 날선 신경전을 벌였던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TV 비전으로 또 다시 격돌했다. LG전자는 롤러블TV를,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들고 나왔다. LG전자는 기존의 롤업(roll-up) 방식뿐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화면을 펼쳐주는 롤다운(roll-down) 방식의 롤러블 올레드 TV를 선보였고,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TV ‘더월’의 시장을 가정으로까지 넓히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아울러 양사는 8K TV 라인업도 대거 늘리는 등 프리미엄 TV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모빌리티 혁신의 폭 또한 한층 넓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모빌리티의 공간을 공중으로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플라잉카’로 불리는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을 최초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