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LA오토쇼’ 다시보기

뛰어난 외관 주행거리 확장 장점

BMW미니 ‘뉴 미니 쿠퍼SE’ 첫선

폴크스바겐 ‘ID.스페이스 비전’ 공개

현대기아차 글로벌 점유율 5위로

‘쇼 카’서 ‘양산 카’로…전기차 판 커졌다
‘쇼 카’서 ‘양산 카’로…전기차 판 커졌다
현대차 친환경 SUV 콘셉트카 비전 T.

최근 막을 내린 ‘LA 오토쇼’의 주인공은 내년 이후 출시가 예정된 전기차였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내연기관의 한계를 넘어선 성능이 관전 포인트였다.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가 열리는 2020년, 오토쇼에서 선을 보인 쇼카들이 도로 위를 달린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자율주행과 AI(인공지능)을 비롯한 미래 기술들도 양산을 시작하기 직전 최종테스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자들, 전동화에 올인=전동화는 ‘LA오토쇼’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였다. 이동수단을 넘어 내년 시작하는 환경 규제를 의식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BMW 미니는 첫 순수 전기 구동 시스템을 갖춘 ‘뉴 미니 쿠퍼 SE’를 공개했다. 184마력의 힘으로 시속 100㎞/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9초에 불과하다. 배터리 셀 기술력도 과시했다.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최대 270㎞에 달한다. 차량 하단에 들어가는 고전압 배터리는 민첩성과 역동적인 코너링을 돕는다.

폴크스바겐은 순수 전기차 콘셉트 ‘ID. 스페이스 비전’을 선보였다. 이 콘셉트카는 총 82kWh 용량의 배터리와 공기역학 성능을 최적화해 1회 충전에 484㎞까지 주행할 수 있다.

전기 구동 엔진의 최소화로 실내공간을 최대로 확보한 설계도 주목을 받았다. 모든 주행 정보는 AR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며, 전통적인 계기반은 기본적인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미니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포르쉐는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세 번째 라인업 ‘타이칸 4S’를 출품했다. 총 용량 79.2kWh의 싱글 덱 퍼포먼스 배터리가 기본사양이며, 93.4kWh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배터리별 출력은 530마력, 571마력이다.

아우디는 ‘e-프론 스포트백’의 양산형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e-트론’을 생산하는 아우드 브뤼셀 공장에서 만들어지며 같은 파워트레인이 장착된다. 양산차 최초로 100만개가 넘는 마이크로 미러가 장착된 디지털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EV 시장, 본격적인 개화=모터쇼를 장식한 전기차의 양산은 관련 산업의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가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올해 대비 2.1% 증가한다고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수요 감소하는 반면, 전동화 물결이 중국과 신흥국으로 퍼져 판매량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란 논리다.

SNE 리서치도 2020년과 2021년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500만대를 넘어서리라 예측했다. 전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5%를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율주행과 AI 등 주행과 관련된 미래 기술보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의 부품이다. 양산형 차량이 출시되는 내년 이후 규모의 경제가 배터리를 포함한 다양한 부품의 가격을 낮출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풍선효과의 시발점은 유럽이다. 내년 본격화하는 탄소배출 규정으로 높은 판매량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2020년 이후 유럽에서 연간 부과될 과징금 총액이 3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는 곧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수요 성장의 과실을 누릴 것이란 의미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업체 중 가장 빠르게 전기차 판매 볼륨과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점유율은 2014년 15위에서 올해 5위까지 상승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