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점부자’들 쏟아지는 청약시장

지난달 12일 전후 당첨가점 15점 차이

래미안라클래시 평균 청약가점 70점대 뚫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청약가점 65점인데 당첨 컷에 걸릴 것 같아 불안하네요…”, “50점대인데 당첨 가능성이 작아 주택형 구경만 하다가 가게 생겼어요.”

60점도 될까 말까…청약시장 가점 인플레 가속화하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앞두고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이 60점대로 치솟았다. 사진은 서울시 삼성동에 들어설 ‘래미안라클래시’ 견본주택 내부 모습 [양영경 기자/y2k@]

최근 청약가점을 두고 근심이 깊어진 예비청약자들의 모습이 서울 내 분양단지 견본주택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앞두고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이 60점대로 치솟은 탓이다.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전 분양받으려는 ‘가점부자’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연초만 하더라도 당첨권에 들었던 40~50점대는 명함도 못 내미는 현상도 펼쳐지고 있다.

25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114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데 따르면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지난달 12일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4개 단지의 평균 당첨가점은 63.97점으로 파악됐다.

올 들어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전 분양한 31개 단지의 평균 당첨가점이 48.43점인 것과 비교하면 15점 이상 오른 것이다.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최저가점 커트라인은 43.8점에서 61.48점으로 크게 뛰었다. 시기에 상관없이 지역·단지·주택형 등에 따라 실제 적용된 커트라인이 달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들어선 대체로 61점은 넘어야 당첨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60점도 될까 말까…청약시장 가점 인플레 가속화하나

현행 청약점수는 무주택 기간(32점 만점), 부양가족 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만점) 등 84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60점을 넘으려면 무주택 기간(32점)과 청약통장 보유기간(17점)이 15년 이상 돼야 하고 부양가족 2인 이상의 조건도 갖춰야 한다.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 진입은 더 까다롭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는 112가구 모집에 1만2890가구가 지원해 평균 경쟁률 115.09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이는 평균 경쟁률 203.75대 1을 기록한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에 이어 올해 서울 일반청약 단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의 평균 당첨가점이 67.06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당첨자 발표일 이후 공개될 ‘래미안라클래시’의 당첨가점은 70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알짜 물량을 잡기위한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견본주택 방문객이나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 사이에서는 강남구 역삼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 등 향후 물량이 나오는 대로 청약에 도전하겠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청약열기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로 신축의 희소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이런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