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맨즈 입점·여성의류 보강 명품 매출 견인 구찌라인 강화 디올·펜디 등도 하반기 리뉴얼 롯데백화점이 대대적인 명품 라인 강화에 나선다. 오프라인 유통이 온라인에 밀려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 명품만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면서 새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롯데백화점은 특히 구찌ㆍ오프화이트 등 젊은 층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개편하고 의류 라인을 보강하면서 해외 명품 수요 증가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본점 개점 40주년을 맞아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매장 개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초 리빙관을 새롭게 탈바꿈한데 이어 해외 명품관 리뉴얼에 착수했다.
지난 5월 불가리를 시작으로 6월 구찌, 8월 디올ㆍ펜디ㆍ버버리ㆍ티파니ㆍ쇼메ㆍ오프화이트 매장을 단계적으로 개보수해 올해 10~11월께 문을 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브랜드는 구찌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모든 점포에서 남녀 가방ㆍ신발ㆍ지갑 등 구찌 잡화만 판매해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본점 5층에 ‘구찌 맨즈’를 입점 시키면서 기존 1층 구찌 매장에서 판매하던 남성 잡화 상품을 모두 5층으로 이동시켰다.
롯데백화점은 구찌 남성 잡화 상품의 이동으로 1층에 있는 110여평 구찌 매장에 40여평의 여유 공간이 생기면서 여성 고객을 위한 의류 상품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0일부터 매장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 새로운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찌 측의 제안으로 부산 본점ㆍ에비뉴엘 잠실점에도 구찌 여성 의류를 넣기로 결정했다.
롯데백화점이 이처럼 구찌에 공을 들이는 것은 해외 명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의 연간 매출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머무른 반면 명품 매출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팔린 해외 명품은 전년 대비 18.5% 증가했다. 올해 1~5월까지도 23.5%라는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승환 롯데백화점 해외명품 치프바이어는 “고객들은 고가 상품일수록 애프터서비스(AS) 등 사후관리가 확실한 백화점을 찾는 편”이라며 “4050세대 여성 고객이 대다수이던 과거와 달리 2030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남성 고객까지 명품 구매에 나서면서 해외 명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구찌는 샤넬ㆍ루이비통ㆍ에르메스 등 전통적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구찌가 지난해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올해 1~5월에는 이보다 15% 가량 높은 35%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점 중에서도 잠실점(에비뉴엘 포함)은 구매력이 높은 강남 상권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30% 이상 뛰었다” 설명했다.
구찌는 2015년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임명하면서 단숨에 2030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도약했다. 과감한 색상과 큰 로고 등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노후한 이미지를 벗고 전통 명품 브랜드와 차별화했다. 지난해 80억유로(약 10조2900억원)의 매출 가운데 65%가 밀레니얼 세대에서 나왔다.
이 치프바이어는 “구찌를 찾는 2030세대 고객이 증가하면서 남성 전문 매장을 신설하고 의류 상품군을 확대하게 됐다”며 “특히 구찌 의류는 방탄소년단(BTS)처럼 세계적인 아이돌이 자주 착용해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했다. 올해 문을 연 본점 구찌 맨즈 매장은 목표 매출의 100% 이상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본점ㆍ부산본점ㆍ인천터미널점 등 대형매장 위주로 해외 명품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명품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한 본점은 개보수 공사가 끝나는 2022년에 맞춰 트렌디한 명품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