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공기ㆍ미세먼지 탓에 입 속 세균 번식 용이해져 -임플란트 심은 사람…미세먼지 속 이물질, 주위염 야기 -“미세먼지 많은 날 마스크 필수…귀가 후 양치질ㆍ가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얼마 전 잠깐 꽃샘추위가 오긴 했지만, 봄은 점점 완연해지고 있다. 다만 일교차와 미세먼지가 문제다. 지난 10일 서울의 일교차는 15도나 됐다. 12일에도 최고기온이 18도로 예보돼 있어서 일교차가 약 11도나 될 전망이다. 미세먼지도 수시로 ‘나쁨’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이것은 호흡기뿐 아니라 치아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은 입 속의 유해 세균 농도를 높여 치주염, 치주 질환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사람은 미세먼지 속 이물질이 일으키는 임플란트 주위염을 조심해야 한다.
건조한 봄 날씨 영향 탓에 입 속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한다. 입 속에는 충치의 원인이 되는 뮤탄스균을 비롯, 감기부터 염증성 질병의 원인이 되는 700여 종의 세균이 살고 있다.
이들 세균은 평소 관리를 잘 해 주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환절기의 건조한 공기는 입 속 수분을 빼앗아 구강건조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박호선 유디치과 성신여대점 대표원장은 “일반 성인의 경우엔 침샘에서 1~1.5ℓ가 분비된다”면서도 “날씨가 건조해지면 원활한 침 분비가 안 돼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는 입 냄새는 물론 충치와 치주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심각한 미세먼지는 치아 건강에 약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가 구강 안으로 흡입되면 입 속 세균의 농도가 높아져 치주염, 잇몸 질환, 치아우식증(충치) 등을 일으키는 등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임플란트를 식립했다면 미세먼지 속 이물질이 임플란트 주위에 쌓여 염증을 유발하는 임플란트 주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임플란트 주위염에 의한 잇몸뼈(치조골) 소실은 자연 치아의 잇몸뼈 소실보다 위험하다”며 “한 번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사람은 최소 6개월에 한 번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올바른 칫솔질도 도움이 된다”며 “양치질을 할 때, 플라그가 잘 끼고 미세먼지 속 이물질이 쌓이기 쉬운 잇몸과 임플란트 경계 부위를 잘 닦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봄철 건조해진 구강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무설탕껌, 신맛이 나는 과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카페인 음료, 흡연, 음주, 매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입 안이 텁텁하고 마르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외출을 했다면, 올바른 양치질과 가글만으로도 입 속 세균을 어느 정도 제거 할 수 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양치까지는 아니어도 구강 세정제나 물로 가글을 하면 미세먼지를 씻어 낼 수 있다. 액체로 된 구강 세정제는 칫솔질이 잘 닿지 않는 잇몸 경계, 볼 안쪽 등에 붙은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입자가 큰 먼지는 코로 호흡할 경우 코털과 점막을 통해 어느 정도 여과된다. 하지만 구강 호흡은 입 안에 여과 장치가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혀, 치아 사이, 잇몸 등 구강 내 깊숙이 침투해 입 속 세균 농도를 높인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임플란트를 식립했거나 치주염 환자라면 미세먼지로부터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며 “일반 면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 낼 수 없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