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ㆍ북미정상회담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양상 -국제신용등급 상향ㆍ남북경협 확대 기대감도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쏠림현상은 펀더멘탈 강화에 따른 것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남북 해빙무드와 함께 외국인이 돌아왔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정보기술(IT) 대형주에 쏠리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실적시즌이 다가오면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85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해 3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2월말과 3월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643억원, 3136억원(주간 기준)을 순매도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대변되는 남북 해빙무드가 온전히 반영된 첫 주의 성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화해 기류가 북미정상회담을 넘어 한중일 정상회담까지 확산되는 분위기인 만큼, 지정학적 분위기에 민감한 외국인의 순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은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리스크 완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마무리하고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가 다가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북핵위협 해소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
장재철 연구원은 “정상회담에서 예상대로 북핵 리스크 해소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경우 원화자산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국제신용평가사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도 가능할 것”이라며 “남북경협 확대, 북한 개발 프로젝트 등으로 한국경제는 새로운 도약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난 2월을 기점으로 단기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561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한 바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졌음에도 불구,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한국 배분액은 12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 고용과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인데다 중국 2월 수출이 예상치를 웃도는 등 G2 경기개선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도 신흥국 위험 자산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IT주에 쏠려있는 것은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탈이 강화됨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주 외국인은 두 종목에서만 각각 4860억원, 338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2월만 해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조634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바 있으나, 우려와 달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돼 D램과 낸드 등 반도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양호한 실적에 이어 2분기부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IT섹터의 이익 전망 상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IT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선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