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영하 18도 ‘정점’…추위에 눈까지 -약해진 제트 기류 탓 북극서 찬 공기 내려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한반도를 얼렸다. 기상청은 이번 주, 지난 12월 찾아온 강추위에 견줄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뚝 떨어진 기온과 함께 눈 예보까지 나오면서 궂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기온은 9일부터 계속해서 떨어져 평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알래스카 인근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북극의 한기가 동북 아시아 지역으로 남하해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지구온난화 후폭풍’ 북극發 맹추위…올겨울 최강 한파 몰려온다

특히 11일과 12일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서울과 수도권의 11일 최저 기온은 -18~-11도, 12일 최저기온 역시 -14도로 평년 기온(최저기온 -12~0도, 최고기온 0~8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해 12월 12일(-18.6∼-2.8도), 13일(-18.8∼-2.4도)과 비슷한 추위다.

이번 강추위는 주말부터 서서히 풀린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서울 지역 최저기온은 13일 -7도, 14일 -5도로 반등한 후 다음주 월요일 영하 1도로 올라 평년 수준을 회복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추위와 함께 북서쪽 겨울철 대표 기압계인 시베리아 고기압의 확장에 따른 눈 소식도 이어진다”며 “눈이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 많겠으니, 교통안전에 특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눈이나 비는 서울ㆍ경기, 강원 영서 일부 지역에서 9일 오후, 충청 지역 10일, 전북 일부 지역에서 11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이번 한파는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지구 온난화의 역설’로 불리는 한파는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은 현지 시각 6일 기온이 영하 38도까지 떨어졌고,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70도에 육박했다.

북극 기온이 오르는 데 다른 지역에서 한파가 발생하는 이유는 극지방 한기를 가둬놓던 극 제트라는 극 상공의 강력한 바람장이 약해진 결과다. 최근 북미, 유럽, 동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하는 한파는 온난화로 극 상공 바람장이 약해지면서 밀려내려온 북극 찬 공기의 영향을 받았다. 이번주 시작되는 국내 한파 역시 약해진 제트 기류로 인해 남하한 북극 한기의 영향을 받는다.

한파가 자주 몰아친 올 겨울은 삼한사온(三寒四溫ㆍ사흘간 춥고 나흘간 따뜻한 날씨) 패턴도 사라졌다. 지구 온난화 탓에 추운 날이 많아지다 보니 삼한사온 특성 자체가 무뎌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겨울에는 찬 공기가 남진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면서 유독 추운 날이 많았다”면서 “삼한사온은 지구 온난화 탓에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