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의 티켓 놓고 5곳 기업 경쟁…낙찰 받아도 대기업과 경쟁 등 난항 예고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대기업들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 속에서 1장의 티켓이 주어진 중소ㆍ중견면세점 특허권을 차지하기 위해 5개의 업체들이 또 다른 전쟁을 치루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중소ㆍ중견기업 제한경쟁 입찰의 프레젠테이션(PT) 심사가 이날 오후 1시 10분부터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입찰전에 참여하는 중소ㆍ중견기업은 하이브랜드, 엔타스면세점, 탑시티, 정남쇼핑, 신홍선건설 등 5개 기업이다.
서울 양재동 쇼핑몰 하이브랜드는 유일한 강남권지역 신청자로 올해로 두번째 도전에 나섰다.
하이브랜드는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교통접근성을 강점으로 꼽는다. 또 중소기업 최대 한국명품관을 조성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엔타스면세점은 현대백화점신촌점 인근 거화빌딩을 입지로 정했다. 지하철 신촌역과 홍대입구 사이에 위치해 20~30대 젊은 관광객의 용이한 접근성이 강점이다. 지난 2014년 7월 인천항만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인천공항점까지 오픈했다. 면세점운영 노하우만 놓고 볼때 가장 유력한 후보군인 셈이다.
신촌 민자역사를 입지로 정한 탑시티면세점은 중소면세점 업체들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돼 재정기반이 튼튼하다.
민자역사에는 버스 38대, 승용차 280대 주차가 가능하고 같은 건물에 밀리오레가 위치해 관광인프라도 갖췄다. 인근 대학가와 먹거리, 볼거리를 중심으로 중국관광객방문도 증가하는 추세라 경쟁력이 있다.
정남쇼핑은 서울 명동에 자리를 잡았다. 특허를 얻을 경우 명동역 8번 출구 인근에 운영 중인 자가 건물 쇼핑몰을 허물고 지상 7층 규모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다. 명동과 김포공항에서 외국인 대상 사후면세점 쇼핑몰을 10여년간 운영하고 있고 여행사를 소유해 개별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는 점을 차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홍선건설 컨소시엄은 동대문제일평화시장, 신홍선건설, 홍선 3개 업체가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6층과 7층을 입지로 했다.
동대문종합시장, 평화시장 등 대형시장과 밀리오레, 롯데 FITIN 등 패션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까지 인프라가 풍부해 고객 유입이 용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도전장을 내민 5개 기업들은 낙찰되더라도 마냥 기쁜것 만은 아니다.
이번 입찰전을 통해 대기업을 포함해 서울에 4곳의 면세점이 추가 되면 서울에만 무려 13곳의 면세점이 문을 열게 된다. 이 중 10곳이 대기업 면세점인 상황에서 중소ㆍ중견기업 면세점이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근심에 빠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특허를 따낸 하나투어의 SM면세점도 연일 적자를 기록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면세점 인천공항점과 서울 시내점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액은 142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중소ㆍ중견기업 면세점들은 MD 구성에서도 대기업에 밀려 해외 명품브랜드는 커녕 주요 국산 인기 브랜드 유치도 쉽지 않다. 루이비통은 25년간 운영했던 중소ㆍ중견기업 면세점인 동화면세점 매장을 철수할 예정이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이번 특허경쟁 이후 서울에만 10곳의 대기업 면세점이 들어서는데 정상적인 경쟁이 가능할지 걱정스럽다”며 “정부에서 중소ㆍ중견기업 면세점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17일 오후 8시께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