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종단 주도권을 두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패싸움을 벌인 태고종 승려들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박인식)는 이같은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집단· 흉기등 상해)로 재판에 넘겨진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64·본명 이영식)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신도와 사회에 사죄하라” 태고종 폭력 스님들 항소심서 선처

함께 기소된 총무부장 양모(59)씨, 비대위 호종국장 이모(55) 씨도 징역 1년을 받은 원심과 달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 처해졌다. 재판부는 “당시 사태의 심각성이나 여파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나 동시에 “피고인들이 서로 가해자와 동시에 피해자인점, 종단 정상화와 관련해 서로 합의한 점, 여러 신도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 한해 선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정에 선 스님들에게 “돌아가서 종단을 정상화하는데 합심해 노력하고 다음부터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성직자로서 신도들과 사회에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태고종 폭력사태’는 지난 2013년 9월 도산스님이 총무원장에 취임한 후 종단 주도권을 둘러싼 내분이 폭력으로 비화된 사건이다. 종연스님 등 비대위 소속 승려들은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총무원사를 장악하고 도산스님의 퇴거를 요구했다. 이에 도산스님 측도 용역 직원을 고용해 폭력으로 맞섰다.

앞서 1심은 “초심으로 돌아가 성찰하고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를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들 스님들에게 각각 징역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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