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스페인의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1955)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1억7936만5000달러(약 1958억원)에 낙찰되자, 이후 관심은 ‘언제 이 기록이 깨질 것인가’로 쏠렸다. 하지만 워낙 고가에 낙찰돼 “10년 동안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경매를 진행했던 유시 필카넨은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얼마나 오래 피카소 작품이 세계기록을 유지할지는 10년이 될 수도 있고 이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매는) 미술품 역사뿐 아니라 크리스티 경매 역사의 일부를 목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비에 카뮈 크리스티 경매 부회장은 경매에 앞서 “이 작품은 종합예술작품(gesamtkunstwerk)에 속한다“며 “작품에 대해 더 많이 읽고 보고 생각하면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경쟁작이 거의 없을 것이란 견해를내놨다.
현재 ‘알제의 여인들’과 경쟁할만한 작품으로는 뉴욕 현대미술관의 ‘아비뇽의 여인들’(Les Demoiselles d’Avignon), 스페인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박물관의 ‘게르니카’(Guernica)가 꼽힌다. ‘아비뇽의 여인들’은 입체파의 출발점으로, ‘게르니카’는 당대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다룬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대신 ‘알제의 여인들’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외젠 델라크루아의 작품을 오마주(homage)한 작품으로, 그의 절친이자 경쟁자였던 앙리 마티스의 죽음이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는 사실 때문에 중요한 작품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열린 11분 간의 치열한 경매에서 ‘알제의 여인들’을 낙찰받은 이는 다름아닌 브렛 고비였다. 고비는 고객을 대신해 작품을 낙찰받았다. 그는 크리스티 경매의 전후 및 현대미술 경매담당 대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의 영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