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겁다. 2014년 연간 약 72조원의 ELS가 판매됐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 은행 예금금리가 2% 아래로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없을 경우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ELS는 투자자들에게 최근 몇 년간 매력적인 투자대안이 되고 있다.
금융상품 투자는 자기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고르는 것과 같아서 상품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고객들은 주변사람들의 추천이나 언론에 자주 나오는 상품안내 기사 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데, 이것만으론 ELS 상품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부족하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조기상환형 원금비보장 구조를 사례로 ELS 투자에 대해 몇 가지 유의할 점을 살펴본다.
첫째, ELS는 만기가 가변적인 상품이다. 첫 조기상환 평가일을 만기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적지않은 고객들이 조기상환형 ELS상품을 투자하는 경우 1차 조기상환 평가일까지를 투자기간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1차 조기상환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데, 주가 하락기에는 조기상환이 없이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ELS 상품에 투자할 때는 전체 만기를 감안한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둘째, 대부분의 ELS가 2개 이상의 기초자산으로 구성돼있다는 점을 잘 살펴야 한다. 기초자산 중에서 하나 만이라도 큰 폭으로 하락한다면 원금손실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는 여러 개의 기초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와 혼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셋째, ELS 투자는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ELS가 중도환매를 허용하지만, 고객들이 일별로 확인하는 평가가격으로 환매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시장상황이 발생하면 중도환매 여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 진다.
앞서 말했듯, ELS는 어느 정도의 주가 하락에도 안정적으로 금리의 두 세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투자상품이다. 실제 미국 리먼사태 이후 발행된 지수형 ELS 상품은 원금손실을 기록한 사례가 거의 없다. 이는 상품의 고유 위험에 비해 체감하는 위험은 크지 않다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투자란 수익을 낼 가능성만큼 손실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투자 결과에 대해 여러 경우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려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ELS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며 발전하고 있고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상품 중 투자자 자신에게 잘 맞는 상품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혼자서 투자를 결정하기 보다 ELS의 발행과 판매 경험이 많고 자산관리에 전문성이 있는 금융회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돈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생각해보면 적어도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가전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떨어지지만, 투자상품은 가치가 오르고 내리는 두 가지 가능성 모두 열려있기 때문이다.
[천신영 신영증권 Structured Products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