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오는 6일 열리는 고위당정청 회동이 당정청 불통 논란을 불식하고 여권 수뇌부 공식 협의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또 그동안 당ㆍ정ㆍ청 관계에서 주도권을 강조해 온 당이 고위당정청 회동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지 관심이 쏠린다.
이완구<사진 오른쪽> 국무총리,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그리고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 모여 민생경제 주요 입법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유 원내대표는 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주로 4월 임시 국회서 논의해야 할 과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 그리고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을 주로 다룰 예정”이라며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문제도 고위 당청정청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례화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게 없다”면서도 “다만 자주 만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용 개편 후 처음 열리는 이번 고위당정청에서도 ‘샅바 싸움’이 관심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는 당 주도로 모든 국정과제를 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당의 주도권 선언을 두고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신임 비서실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고위당정청 회동을 계기로 당정청 관계가 앞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체제 때보다 원활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특히 이 비서실장과 김 대표, 유 원내대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시절과 2004년 ‘천막 당사’ 시절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 비서실장은 지난 2일 국회를 방문,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를 만나 “대통령이 제일 중요하게 강조하는 게 소통 관계”라며 당청간 소통을 강조했다.
이에 김 대표는 과거 이 비서실장과 함께 했던 경험을 거론하며 “당 대표, 원내대표,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 훌륭한 대통령을 만들고자 도원결의를 했던 심정으로 우리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 데 대해 정말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개인적 성향 차이에 대한 분석도 있다. 엄격하고 폐쇄적인 김기춘 전 실장에 비해 유연하고 개방적인 스타일의 이병기 실장 체제에서는 ‘소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고위당정청을 앞두고 내각에 대한 기대도 높은 편이다. 이 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스스로 ‘소통 총리’를 자임하고 있어 당정청 관계가 한층 부드러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고위 당정청에서도 주도권을 갖기 위한 신경전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당정청정책조정협의회처럼 당 혹은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선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대표는 앞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고위 당정청회의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며 “앞으로 당이 주도해서 수시로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